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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잘못된 논증들
길버트 라일(Gilbert Ryle)1은 칼 포퍼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 (1947)에 대한 서평에서 《국가》의 논증에 반대하는 비판 사례를 다음과 같이 언급함
영혼은 세 부분으로 나뉜다는 것;
영혼이 세 부분으로 나뉜다면 이상적인 사회는 세 계급 국가가 될 것이라는 것;
존재하는 것은 무엇이든 오직 하나의 기능만을 수행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
이성은 그러한 기능 중 하나라는 것;
계급 중 오직 한 계급만 이성에 대해 배워야 한다는 것;
계급의 구성원은 보통 혈통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
경험적 학문은 결코 '진짜' 학문이 될 수 없다는 것;
형상이 있다는 것;
형상에 대한 지식만이 '진짜 학문'이라는 것;
이 지식을 가진 사람만이 올바른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
플라톤이 묘사한 종류의 교육을 받은 통치자가 없다면 정치 제도는 쇠퇴할 수밖에 없다는 것;
'정의'는 각자 자신의 일을 함으로써 존재한다는 것 등
길버트 라일은 《국가》에 대해 이렇게 말함
《국가》는 "애초에 탐구가 아니다. 만약 선언문이 아니라면, 그것은 설교(sermon)다(또는 무엇보다도,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플라톤이 제공하고자 했던 고등 교육 커리큘럼의 목적을 설명하려는 시도일까?)."
그러나 설교나 선언문 모두 탐구 못지않게 그 근거가 되는 논증의 질에 대한 비판에 취약
플라톤의 의심스러운 수사학적 장치들
플라톤은 독자들이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결론을 더 그럴듯하게 만들기 위해 의심스러운 수사학적 장치를 사용했을 수 있음
그는 이상적 사회의 수호자들이 자신들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 신화를 가르침으로써 하위 계급들에게 그 계급에 속해 있음을 설득하는 것을 상상함(414b-c)2
그는 《국가》의 독자들도 충분히 같은 방식으로 대할 수 있음
그러나, 플라톤의 청중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아니었음
자신과 같은 지적 관심사를 가진 상류층 동료들을 대상으로 설교를 했음
플라톤 설교의 중요한 부분은 실제로 철학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철학에 대해 철저히 교육하는 것의 바람직함에 관한 것
무지한 동료 시민들이 여전히 그림자의 세계에서 살고 있는 동굴로, 햇빛으로부터 돌아온 후 그러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을 권력의 지위에 두기 위한 것이 목적
만약 그 교육 과정 속의 사회가 전혀 실현 불가능한 제도로 구성되어 있다면 그 교육은 정치적 관련성을 완전히 상실함
플라톤의 '정의로운 사회'가 실제로 의미하는 것
정의로운 사회에서는 그 사회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가장 적합한 자격을 갖춘 시민이 통치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본질적으로 오해가 있는 것은 아님
하지만 이것이 《국가》에서 실제로는 의미하는 것은?
부지런한 양치기, 잘 훈련된 의사, 명석한 조타수에 대한 플라톤의 비유는 그들의 기술이 지향하는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여러 차례 비판을 받아왔음
소크라테스는, 목동은 자신이 돌보는 짐승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짐승 무리를 돌본다는 적절한 의견을 트라시마코스의 입을 빌려(343b) 말하지만, 소크라테스는 그 어디에도 이에 대한 대답을 하지 않고 대신 이렇게 말함
"양을 치는 기술에 있어서 관심사는 그것이 맡아 돌보도록 되어 있는 대상을 위해 최선의 것을 제공토록 하는 것 이외의 다른 어떤 것도 아님이 분명하오." — 박종현 역주, 《국가》, 345d
절제된 사회와 절제된 사람 사이의 비유에서 본질적으로 잘못된 것은 없음
절제된 사회: 잠재적으로 파괴적인 구성원을 통치자가 통제하는 사회
절제된 사람: 반사회적 행동을 일으킬 수 있는 열정과 욕구를 이성이 통제하는 사람
그러나 문제는 플라톤이 혼(psychē)의 세 가지 부분(이성, 열정, 욕구)이 그의 나라(polis)를 구성하는 세 가지 부분, 즉 (이성적인) 수호자, (열정적인) 보조자, (욕구적인) 장인, 농부, 사업가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데에 있음
(다음 시간에 계속)
영국의 철학자(1900~1976). 옥스퍼드 대학 교수, 일상언어학파의 중심적 학자.
"그러면 우리가 앞서 언급한 바 있는 그러한 필요한(마땅한) 경우에 부응하는 거짓말을, 즉 한 가지의 훌륭한 거짓말을 함으로써 누구보다도 특히 통치자들 자신이 곧이듣도록 할 수 있는, 만약에 그게 불가능하다면, 나머지 시민이라도 곧이듣도록 할 수 있는 어떤 방도가 우리에게 있을 수 있겠는가?" — 박종현 역주, 《국가》,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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