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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3 《위대한 책, 잘못된 논증》 해설 (6)

"의심스러운 수사학적 장치"

🎬 유튜브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국가》의 잘못된 논증들

  • 길버트 라일(Gilbert Ryle)1은 칼 포퍼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 (1947)에 대한 서평에서 《국가》의 논증에 반대하는 비판 사례를 다음과 같이 언급함

    • 영혼은 세 부분으로 나뉜다는 것;

    • 영혼이 세 부분으로 나뉜다면 이상적인 사회는 세 계급 국가가 될 것이라는 것;

    • 존재하는 것은 무엇이든 오직 하나의 기능만을 수행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

    • 이성은 그러한 기능 중 하나라는 것;

    • 계급 중 오직 한 계급만 이성에 대해 배워야 한다는 것;

    • 계급의 구성원은 보통 혈통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

    • 경험적 학문은 결코 '진짜' 학문이 될 수 없다는 것;

    • 형상이 있다는 것;

    • 형상에 대한 지식만이 '진짜 학문'이라는 것;

    • 이 지식을 가진 사람만이 올바른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

    • 플라톤이 묘사한 종류의 교육을 받은 통치자가 없다면 정치 제도는 쇠퇴할 수밖에 없다는 것;

    • '정의'는 각자 자신의 일을 함으로써 존재한다는 것 등

  • 길버트 라일은 《국가》에 대해 이렇게 말함

    • 《국가》는 "애초에 탐구가 아니다. 만약 선언문이 아니라면, 그것은 설교(sermon)다(또는 무엇보다도,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플라톤이 제공하고자 했던 고등 교육 커리큘럼의 목적을 설명하려는 시도일까?)."

  • 그러나 설교나 선언문 모두 탐구 못지않게 그 근거가 되는 논증의 질에 대한 비판에 취약

플라톤의 의심스러운 수사학적 장치들

  • 플라톤은 독자들이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결론을 더 그럴듯하게 만들기 위해 의심스러운 수사학적 장치를 사용했을 수 있음

    • 그는 이상적 사회의 수호자들이 자신들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 신화를 가르침으로써 하위 계급들에게 그 계급에 속해 있음을 설득하는 것을 상상함(414b-c)2

      • 그는 《국가》의 독자들도 충분히 같은 방식으로 대할 수 있음

  • 그러나, 플라톤의 청중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아니었음

    • 자신과 같은 지적 관심사를 가진 상류층 동료들을 대상으로 설교를 했음

    • 플라톤 설교의 중요한 부분은 실제로 철학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철학에 대해 철저히 교육하는 것의 바람직함에 관한 것

      • 무지한 동료 시민들이 여전히 그림자의 세계에서 살고 있는 동굴로, 햇빛으로부터 돌아온 후 그러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을 권력의 지위에 두기 위한 것이 목적

  • 만약 그 교육 과정 속의 사회가 전혀 실현 불가능한 제도로 구성되어 있다면 그 교육은 정치적 관련성을 완전히 상실함

플라톤의 '정의로운 사회'가 실제로 의미하는 것

  • 정의로운 사회에서는 그 사회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가장 적합한 자격을 갖춘 시민이 통치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본질적으로 오해가 있는 것은 아님

    • 하지만 이것이 《국가》에서 실제로는 의미하는 것은?

      • 부지런한 양치기, 잘 훈련된 의사, 명석한 조타수에 대한 플라톤의 비유는 그들의 기술이 지향하는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여러 차례 비판을 받아왔음

        • 소크라테스는, 목동은 자신이 돌보는 짐승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짐승 무리를 돌본다는 적절한 의견을 트라시마코스의 입을 빌려(343b) 말하지만, 소크라테스는 그 어디에도 이에 대한 대답을 하지 않고 대신 이렇게 말함

          • "양을 치는 기술에 있어서 관심사는 그것이 맡아 돌보도록 되어 있는 대상을 위해 최선의 것을 제공토록 하는 것 이외의 다른 어떤 것도 아님이 분명하오." — 박종현 역주, 《국가》, 345d

      • 절제된 사회와 절제된 사람 사이의 비유에서 본질적으로 잘못된 것은 없음

        • 절제된 사회: 잠재적으로 파괴적인 구성원을 통치자가 통제하는 사회

        • 절제된 사람: 반사회적 행동을 일으킬 수 있는 열정과 욕구를 이성이 통제하는 사람

      • 그러나 문제는 플라톤이 혼(psychē)의 세 가지 부분(이성, 열정, 욕구)이 그의 나라(polis)를 구성하는 세 가지 부분, 즉 (이성적인) 수호자, (열정적인) 보조자, (욕구적인) 장인, 농부, 사업가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데에 있음

(다음 시간에 계속)

1

영국의 철학자(1900~1976). 옥스퍼드 대학 교수, 일상언어학파의 중심적 학자.

2

"그러면 우리가 앞서 언급한 바 있는 그러한 필요한(마땅한) 경우에 부응하는 거짓말을, 즉 한 가지의 훌륭한 거짓말을 함으로써 누구보다도 특히 통치자들 자신이 곧이듣도록 할 수 있는, 만약에 그게 불가능하다면, 나머지 시민이라도 곧이듣도록 할 수 있는 어떤 방도가 우리에게 있을 수 있겠는가?" — 박종현 역주, 《국가》, p.247

서울외계인
서울외계인 팟캐스트
책, 도구, 수사학, 낭만주의에 관해 씁니다. "경건한 심성을 추구하는 폭넓은 독서 연대"를 추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