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국가》
이데올로기적 순응이 정치적 안정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모든 통치자는 자신이 다스리는 사람들이 스스로의 처지에 만족하기를 바랄 것임
그러나 설득 수단을 독점적으로 통제함으로써 그러한 상황을 만들려는 시도는 거의 전적으로 실패한 역사
물론 피통치자들은 통치자들이 강요하는 이데올로기에 노골적으로 도전하지 않을 수도 있고, 심지어 가능한 대안들을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음
그러나 이데올로기적 순응이 정치적 안정을 보장하는 것은 아님
기독교 왕의 신민들은 순종과 형제애를 강조하는 교회의 가르침 외에 다른 가르침에 노출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기독교의 역사는 성직자의 호소, 명령, 협박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끊임없이 드러내고 있음
"올바르게 인도하는" 이슬람 칼리프의 신민들은 꾸란의 권위에 의문을 제기한 적이 없었을지 모르지만,
이슬람의 역사는 이슬람 사회 내부 그리고 이슬람 사회 간의 폭력적인 종파 갈등으로 가득 차 있음
패권적 공산당의 인민들은 어린 시절부터 마르크스-레닌주의의 가르침을 주입받았을지 모르지만,
공산주의의 역사는 목적에 따라 만들어진 의식과 상징이 한 인간의 기질과 성격을 개조하는 데 얼마나 작은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줌
어릴 때부터 아무리 세뇌를 시켜도 독립적인 정신을 가진 비순응주의자가 통치자와 그 보조 선전가, 교수, 성직자가 전수하는 표상, 신념, 태도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정도로 효과적이지 못함
정신적 조화 vs. 과도한 욕망
시민 개인의 심리 상태와 관련하여, 플라톤은 동기가 충돌할 수 있는 정도를 강조하는 데 있어 근거를 가지고 있음
정신(혼, psychē)이 별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그의 구상이 현대의 뇌과학에 의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음
뇌과학은
[이성을 이용한]
추론과 감정이 각자 작용할 때 뇌의 서로 다른 부분에서 일어나는 일을 직접 관찰할 수 있게 해줌
그러나 그는 정신적 조화(또는 안정된 성격)는 스스로의 기준에 따라 정의로운 방식으로 행동하려는 확고하고 일관된 성향의 사람만이 얻을 수 있다는 선입견과 경험적으로 뒷받침할 수 없는 믿음에 사로잡혀 있음(💡플라톤의 인간관.)
이에 대한 즉각적인 반박들
통치자와 피통치자 모두 자신에 대해 완전히 편안하고 동기의 갈등에 시달리지 않는 불의한 사람이 있음
사회의 이익을 증진하고자 하는 소망 때문에 여러 가지 가능한 행동 방침 중 어떤 것을 추구할지 결정하기 전후에 마음의 평화를 방해하는 딜레마에 직면하는 올바른 사람들도 있음
플라톤에게 불의한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에 대한 과도한 욕망인 pleonexia(플레오넥시아)의 정의에 따라 결정됨
이성이 지배하는 사람(수호자): 가능한 한 좋음의 형상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욕망이 있기 때문에 pleonexia가 아님
정념이 지배하는 사람(보조자): 명예와 승리를 향한 욕망이 pleonexia
욕구가 지배하는 사람(생산자): 돈과 육체적 쾌락을 향한 욕망이 pleonexia
(💡앞 내용의 'polypragmosynē', 즉 '남의 일에 간섭하려는 충동'과도 연결됨.)
왜 "명예 지상 정체적"인 사람은 적당한 명예로 만족할 수 없고, "축재적(蓄財的)"인 사람은 적당한 돈으로 만족할 수 없는 것일까?
도덕 철학의 관점에서, 플라톤은 지식의 추구보다 명예나 돈의 추구를 더 선호하는 사람들을 비난할 충분한 이유가 있음
소크라테스가 제6권에서 아데이만토스에 동의한 것처럼 많은 철학자들이 사기꾼이라고 하더라도. (487d)1
그러나 그는 그러한 사람들이 이성, 정념, 욕구의 주장을 자신의 정신의 평화에 맞게 조화시키는데 철학자 못지않게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을 이유가 없음
(다음주에 계속)
"즉 철학을 하기 시작한 많은 사람이 충분한 교육을 받기 위해서 젊을 적에 이를 건드려 본 다음에, 이를 그만두지 못하고서, 더 오래 계속해서 하게 되는 모든 사람 가운데서 대다수가, 아주 못된 이들이라고 우리가 말할 지경으로까지는 되지 않더라도, 아주 이상하게 되는가 하면, 가장 훌륭하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일지라도, 그런 이들인데도, 선생님께서 칭찬하시는 이 일(활동)로 인하여 나라들에 쓸모 없는 이들이 되는 이런 일을 어쨌든 겪게 된다고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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