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돈: 새롭고 보편적인 불멸성 이데올로기
불멸성이 불변하는 동기라면, 모든 사회적 풍습은 본질적으로 신성하다는 결론
브라운의 《죽음에 맞서는 삶》의 공헌은 돈의 권력에 관한 이론을 위한 기본 관념들을 종합한 일
〈더러운 돈〉(Filthy Lucre)
속세에 아들을 남겨놓음으로써 불멸성을 얻게 된다면, 자신의 이미지를 기리는 다른 물리적 기념물을 방대하게 축적하여 남겨놓음으로써 불멸성을 얻는 일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돈의 추구가 보통 사람에게도 가능하게 됨
금은 새로운 불멸성의 상징이 됨
돌무더기와 금 더미로 이루어진 기념물의 권력
새로운 가부장제는 아들에게 가문의 불멸성은 물론, 축적된 금, 재산, 이자 역시 물려줬음
축적할 의무도 물려줌
불멸성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권력의 세계가 아니라 가시적 권력의 세계에 존재
초점을 원시인 타락의 메커니즘에 확고히 고정시킴 — 브라운
역사의 핏줄 속에 흐른 물질: 금
돈
새로운 마법의 대상
새로운 "토템적" 소유물
인간은 사회에 질서와 형식을 부여하고 경험 세계 전체를 마법적으로 묶기 위해, 새로운 제의가 필요했음
돈은 제의가 남겨놓은 공백을 채웠음
그 자체로 새로운 제의적 초점이 됨
"돈은 가치 측정을 위한 표준을 제공한다. (…) 돈은 단지 제의의 극단적이고 특수화된 형태일 뿐이다." — 메리 더글러스 (💡'명품'은 비싸기 때문에 명품이다.)
역사에서 가장 매력적인 대목 중 하나는 돈의 진화
돈에 대한 역사가 아직 쓰이지 않은 이유
돈의 기원이 역사 이전에 감춰져 있기 때문
돈의 발달이 다양했고, 단일하고 보편적인 과정을 따르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
현대인은 돈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물고기에게 물은 무의식적이고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인 것처럼)
돈이 여전히 신성하기 때문. 여전히 우리가 불멸성으로 진입하기 위해 의탁하는 마법적 대상
돈은 여전히 살아 있는 신화이자 종교
돈은 바로 신성한 권력임을 증명함 — 브라운
원시적 돈의 형태(개 이빨, 조개껍데기, 깃털 묶음, 돗자리 등)는 단지 장식적 가치나 실용적 교환가치만을 지니지 않았음
현실적인 영혼 권력의 가치를 지님
돈의 진화라는 문제: 원시적 돈과 동일한 원천, 즉 마법 부적이나 표식에서 그 기원을 찾아야만 함
신의 권능이 금속에 현전하게 됨
인도에서 금은 불의 신 아그니(Agni)와 동일시됨
금은 신성한 제의에서 태양을 대신할 수 있었음
"태양은 황금으로 만들어졌다. 황금은 빛이고, 태양은 빛인 이치이다. 황금은 불멸이고, 태양은 불멸이다." — 《샤타파타 브라흐마나》
호카트, 소논문 〈돈〉에서 금화, 왕관, 후광의 공통된 기원을 제시
이 세 가지 모두 태양의 원반을 표상
"금과 은이 주요 화폐가치로서 특별한 매력을 갖는 이유가 태양과 달과의 상징적 동일시 때문이라는 점에 동의" — 존 케인스
금과 은의 가치 비율이 고전 시대부터 중세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1 대 13.5'로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옴
수요와 공급의 차원이 아니라, 태양과 달의 점성술적 순환 비율을 통해 해명해야 함
인간은 항상 자연에서 특별한 마법적 속성을 발견하여, 그 속성이 인간의 삶에서 의미를 띠게 하려고 노력했음
어느 기타 제조 장인은 기본 척도로 고대의 '그리스 피트'(Greek foot)을 사용함
화폐는 마법 부적과 태양에 대한 마법적 모방이 그 기원
이것들에는 보호를 해주는 영혼 권력이 담겨 있기에 몸에 착용하거나 보관
"애초에 돈으로 물건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돈을 원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돈을 원하기 때문에 돈으로 물건을 살 수 있는 것이다." — 로하임
이제 최초의 은행이 신전이었고 최초로 돈을 발행한 사람이 제사장이었던 경위를 이해할 수 있음
성직자 영향력의 강화와 더불어, 사제들 자신이 공식적으로 신성한 주술의 거래 및 은혜와 금의 교환거래를 독점
최초의 조폐국은 신전에 세워짐
'돈'(money)이라는 단어도 로마의 캄파돌리오 언덕에 있는 유노 모네타(Juno Moneta, 훈계자 유노) 신전의 조폐청에서 유래
위조가 신성모독인 까닭은, 동전이 신의 권능을 체현하기에 오직 사제만이 그러한 힘을 다룰 수 있었기 때문
황금은 보이지 않는 힘에게 축복을 빌어주는 대가로 사제에게 치른 보수
인도에서 황금 보수는 그 본질이 황금인 신에게 지불하는 적절한 수단이었음
이로부터 초창기 동전에 신의 이미지가 새겨졌던 전통이 유래
그 다음에는 신성한 왕, 오늘날에는 대통령이 새겨짐
사제들은 '우주적 지배'와 '신성한 왕권의 점성술적 통합'이라고 불리는 불멸성 이데올로기의 일부였음
새로운 인간이 고대 세계에 태동함
자신의 생명(따라서 자신의 불멸성)의 가치의 기반을 동전에 집약된 새로운 우주론에 두는 인간
돈은 모든 존재의 정제된 가치가 됨
또는 단일한 불멸의 상징, 즉 자신의 확장을 자기 세계의 모든 중요한 대상과 사건에 연결시키는 준비된 방식
돈은 가시적 힘과 비가시적 힘(신, 왕, 전쟁에서 승리한 영웅 등의 권력)의 우주론적 통합을, 그리고 전쟁 노획품의 정제물을 표상했다고 볼 수도 있음
이 우주론의 중심에는 두 세계를 정제하고 포괄하면서 자신의 확장을 가늠할 가시적 계산대, 즉 자신의 불멸의 가치를 나타내는 신성한 증거를 지닌 개인 자신이 서 있음
돈을 신성함의 영역과 연결하는 것은 돈의 권력
돈이 다른 인간을 지배할 권력을, 또 가정과 사회적 의무, 친구, 윗사람과 아랫사람으로부터의 자유를 부여함
돈은 자신과 타인의 유사성을 제거함
돈은 물질적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무한한 능력을 제공함
권력은 스스로를 확장하는 힘, 자신의 자연적 상황을 왜소함, 무력함, 유한함으로부터 거대함, 통제, 지속성, 중요성으로 바꿀 수 있는 힘
요컨대, 돈은 동물적 굴레와 자연 결정론을 대범하게 거부하는 탁월한 인간적 양식
돈은 배설물, 물질성, 동물성, 쇠퇴와 죽음에 대한 부정을 표상함
선교 활동이 우수한 무기 및 약품과 더불어 이루어진 이유는, 사제들이 자신의 신은 우월한 권력을 표상한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는 사실을 늘 알고 있었기 때문
돈은 여러 실패한 역사적 불멸성 이데올로기들을 연결하는 유일한 쟁점
경제적 평등은 "민주적 유형의 인간이 감내할 정도를 넘어선다."
돈은 지금 권력을 부여하며, 또한 축적된 재산, 토지, 이자를 통해 미래에도 권력을 부여함
"집, 자동차, 은행 잔고가 현대인의 불멸성의 상징이다." (p.157)
"흑인이 이웃으로 이사 오면, 집의 부동산 가치가 하락할 뿐만 아니라, 가시적 불멸성의 차원에서 당신의 충만함도 줄어들며, 그리하여 당신은 죽는다."(💡한국식으로 말하자면 '임대 아파트'.)
현대인이 경제적 평등을 용인할 수 없는 까닭: 그 자신이 자기 초월적인 저세상의 불멸성 상징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렸기 때문
"가시적인 것의 차원에서 살아가며 비가시적인 것에 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동물에게는, 사람들의 시선이 신의 시선보다 우위를 점하기 쉽다." (p.156)
따라서 불멸성 권력은 축적된 부에 자리 잡게 되었음
시간이라는 짐, 가시적 세계와 비가시적 세계 간의 긴장, 소유에 의한 죄는 분명 민감한 영혼에게 매우 크게 다가왔을 것
이것이 '죄악'(sin) 개념의 성장을 역사적으로 이해하는 방식
이론적으로 죄악은 말 그대로 신의 권력과 보호로부터의 분리, 스스로를 자기원인으로 세우는 일을 뜻함(💡〈창세기〉의 아담과 이브.)
우리는 그저 비가시적 세계를 부정함으로써,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의 이분법의 긴장을 완전히 해소했음
시간을 완전히 단선적 기반 위에 두었고, 그리하여 돈과 축적된 이자는 우리의 명백한 신이 됨
영웅주의를 향한 우리의 충동은 언제나 손에 닿는 가장 가까운 수단을 이용했음
"인간은 증여하는 동물, 즉 사물을 건네주는 존재에서 전적으로 차지하고 보유하는 동물로 변했다." (p.163)
"역사는 통제를 벗어난 영웅주의와 속죄의, 그리고 광적으로 추동되고 고안된 새로운 방식으로 속죄를 구하려는 인간의 노력의 비극적 기록이다." (p.164)
주장하려는 요점
인간이 자신의 세계에서 마주했던 대부분의 악은 바로 인간의 부정과 역사적인 내달림이라는 더 거대한 열정의 결과
인간사에서 악의 본성은 무엇일까? 어떻게 악에 관해 파악할 수 있을까?
유일한 길은 진지하게 우리의 현재 상태에 이르게 한 그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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