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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9 《위대한 책, 잘못된 논증》 해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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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9 《위대한 책, 잘못된 논증》 해설 (10)

"파렴치한 이기주의가 불러일으키는 도덕적 분노"

제2장 《국가》 (pp.33-39)

요점

  •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 이기적 또는 이타적으로 행동하고, 대부분의 사회적 제도는 공식적인 경제적, 이데올로기적, 정치적 제재뿐만 아니라 사람 간 신뢰에 기반한 협력에 의해 유지되기 때문에 트라시마코스의 주장은 잘못되었다.

  • 플라톤의 자신의 이상 사회에서 통치자와 피통치자 모두 이타주의자로 묘사했으나, 그것 역시 자신에게 이득이 있을 때만 그렇게 행동한다는 트라시마코스의 주장대로 설명할 때만 이타주의자이다.

  • 플라톤은 생산자들에 대한 경멸을 숨기지 않았고,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거짓말과 속임수를 사용하는 것도 고려했는데, 이것은 권력을 가진 수호자와 보조자들에게만 올바른 것이다.

  • 칼 포퍼의 비판대로, 플라톤의 이상 사회에 관한 여러 계획들은 자유를 부정하는 전체주의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트라시마코스의 주장은 잘못되었다

  • 이기주의자/이타주의자 문제에 대한 현대적 접근 방식

    • 일반적으로 자연 선택이 이기주의자들의 재생산 성공 확률을 이타주의자들에 비해 증가시켜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함1

      • 개체군의 개별 구성원이 다른 사람의 이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두 가지 경우

        1. 수혜자가 이타주의자와 유전적으로 관련이 있음

        2. 이타주의자가 미래의 어떤 기회에 호혜적 이익을 받을 것으로 예상함

      • 그러나 이 두 가지 대답 중 어느 것도 아데이만토스와 글라우콘 형제가 원하는 답2을 줄 수는 없음

        1. 친족 선택은 '해밀턴의 법칙'3에 따라 이타주의자의 유전자가 후손에게 전달되는 것을 선호

        2. 호혜적 이타주의는 이타주의 자체를 제대로 기술하지 않음4

  • 그러나 인간종의 유전에는 두 가지 선천적 성향 있음

    1. '선한 사마리아인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고통에 처한 사람을 보고 느끼는 동료애

    2. 파렴치한 이기주의가 불러일으키는 도덕적 분노

      • 이기주의자 그리고 마지못해 똑같이 행동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처벌을 가하도록 동기를 부여함

  • 따라서 트라시마코스의 주장은 잘못됐음

    • 후속적인 이득이 비용을 상회하거나, 후속적인 보복의 비용이 이득을 상회할 것이라는 기대 없이는 누구도 이타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주장

    • 부도덕한 이기주의자를 만날 때마다 기꺼이 자신이 이용당하는 것을 허용하는 성스러운 바보들은 거의 없을 것

    • 뼛속까지 트라시마코스 같은(폭력적이고 탐욕스럽고 기만적인 개인적 이익 추구가 가끔씩 보이는 친절함이나 죄책감을 인정하는 것으로써 완화되지 않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음

    •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 이기적 또는 이타적으로 행동함(💡이분법적인 것이 아님.)

    • 대부분의 사회적 제도는 공식적인 경제적, 이데올로기적, 정치적 제재뿐만 아니라 사람 간 신뢰에 기반한 협력에 의해 유지됨

    • 사회는 통치자의 힘과 피통치자의 약점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비용 편익 전략이 있을 때에도 모든 경우마다 서로를 이용하지 않으려는 시민들의 의지를 통해 응집력을 가지며 내부 무질서가 억제됨

플라톤의 논증도 잘못되었다

  • 그러나 플라톤은 이런 식으로 논증하지 않음

    • 자신의 이상 사회에서 통치자와 피통치자 모두 이타주의자로 묘사

      • 그러나 그들은 트라시마코스의 주장대로 설명할 때만 이타주의자

        • 통치자들은 관조적인 삶을 버리고 수호자의 삶과 그에 수반되는 전체 사회의 복지를 위한 자기 희생적 헌신에 동의한 철학자들이라고 함

        • 제4권 초반에 아데이만토스가 다른 통치자들이 누리는 토지와 좋은 집과 은과 금의 소유와 제사를 지내고 친구들을 마음대로 접대할 수 있는 수단 등 그 어떤 것도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자(419a), 소크라테스는 처음에는 이상적인 폴리스는 그 안에 있는 한 집단(ethnos)을 두드러지게 행복하게 만들도록 설계되지 않았다고 대답하지만, 수호자들이 가능한 한 행복하다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420b)5

      • 그러나 수호자들이 이끄는 삶은 점점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되고 그들의 행복은 점점 더 놀랍지 않음

        • 그들의 훈련은 고되고 생활 방식은 금욕적

        • 그러나 물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제공 받고, 소송과 고소의 성가심에서 벗어나며, 자녀 양육에 대한 걱정이 없고, 평생 공적인 특권을 누리고 죽은 후에는 합당한 장례를 치를 수 있음(464d-465e)

        • 심지어 나이가 충분히 들면 원하는 대로 공직을 맡을 수 있고 결혼과 출산을 할 수 있음(613d)

        • 그들은 자신의 정념과 욕구를 다스리고 탁월함에 대한 의식이 확고하기 때문에 자신에 대해 지극히 만족

  • 트라시마코스는 다른 정치가들처럼 수호자들도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고 공격적인 방식으로 말할 수 있음

    • 수호자들은 권력의 지위를 선택했고, 그들이 통제하는 사람들의 삶을 저항하거나 구제할 권리 없이 그들의 개인적인 이익을 공공의 이익에 종속시키는 것은 단순히 그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

    • 이타주의에 대한 그들의 가식은 헛소리에 지나지 않음

생산자들에 대한 플라톤의 관점 또는 경멸

  • 플라톤이 보기에 피통치자들은 자신들보다 우월한 자들에 의해 훈련받아서 자신들이 가진 제한된 이성의 능력을 통해 자신들의 열정과 욕구를 억제하는 것만이 가능함

    •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이타주의자가 될 수 없음

  • 플라톤은, 돈을 벌거나 육체적 안녕을 돌보거나 개인적인 일을 하거나 정치를 하는 등 어떤 활동을 하든 올바른 품성 상태(hexis)를 유지하는 조화롭게 질서 있는 정신을 가진 올바른 사람을 상상(443e)6

  • 그러나 정념적이고 욕구적인 사회계층 구성원들의 삼중적 성격은 수호자들이 올바른 것과 같은 방식으로는 불가능하게 구성되어 있음

    • 이것은 제6권에서 가장경멸적인 표현으로 등장함

      • 지성인의 지위에 오르고자 하는 수공 기술자를 작달막하고 대머리이며 최근에 사슬에서 풀려나, 돈깨나 벌고 목욕을 하고 새 옷을 입고, 주인의 가난하고 외톨이인 딸과 결혼하려는 구리 세공인에 비교하는 경멸적인 묘사를 거침없이 쏟아냄(495e)

    • 축재자들에 대한 플라톤의 경멸은 제8권에서도 똑같이 거침없이 드러남

      • 과두 정체적인 남자는 자신의 혼에서 이성적, 정념적 부분 모두를 재물에 대한 욕망의 노예로 만든 것으로 묘사되고, 또한 그가 지저분해 보인다고 확언함(554a)7

    • 수호자들이 피통치자들을 위해 마련한 교육과 양육 덕분에 피통치자들은 사회 전체의 집단적 이익을 위해 기꺼이 노력할 것이라고 주장

      • 그러나 이것은 서로를 향한 동료애와 트라시마코스 같은 이기주의자들에 대항하는 강한 호혜주의에 의해 동기 부여된 자유인들의 적극적이고 자의식적인 협력이 아님

      • 오히려 이것은 바로 트라시마코스가 염두에 두었던, 올바름은 통치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타인을 고려한 좋음'이며 피통치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 '자해적 해악' 이라고 말한 그것

    • 권력을 가진 것은 수호자와 보조자들

      • 생산자들은 어떤 권력도 없음

      • 만약 통치자들이 의지하는 속임수와 사기에 생산자들이 속아서 자신들의 무력함을 묵인하도록 설득하는 데 성공한다면(459c-d)8, 트라시마코스의 대답은 '더 많은 바보들을'일 것임

칼 포퍼의 비판: 자유를 부정하는 전체주의

  • 포퍼가 그렇게 [플라톤의 대화편에서 규정된] 조직된 사회를 "전체주의"로 규정한 것은 결국에는 과잉 반응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음 — 독일 파시즘과 러시아 공산주의의 여파 속에서 그 단어가 함축하는 모든 의미들 때문

    • 그러나 《국가》를 읽어나갈수록, 포퍼의 비판을 기반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 플라톤 이상 사회의 세부 사항이 점점 더 많이 등장함

      • 단순히 생산자가 자신이 태어났거나 수호자가 자신에게 부여한 사회계층에 머물러야만 한다는 것뿐만이 아니라,

      • 적합한 통치자의 지속적인 공급을 보장하기 위한 "최선의" 제도라고 묘사한 강제적인 우생학

      • 수호자들의 아내와 자식에 대한 공유(koinōnia)(461e)

      • 철인왕이 집권하면 아이들은 10살에 세뇌를 위해 나라에 끌려가고(541a),

      • 정신적으로 부적합한 사람은 처형당할 것이라는 그의 노골적인 주장을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것은 불가능함(410a)

      • 또한 의사가 병자를 죽게 내버려둘 것이라고 말할 때, 그는 자발적 안락사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장기간의 치료를 거부할 것이라는 의미

  • 포퍼는 또한 역사적 소크라테스의 계몽적 평등주의와 플라톤의 억압적 권위주의의 차이를 과장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음

    • 《국가》의 소크라테스는 표면적으로는 자애로운 가부장주의적 견해를 설명

      • 포퍼는 그것을 플라톤이 최악의 정체라고 기술한 참주 정체만큼이나 체계적으로 자유를 부정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전적으로 정당하다고 말함

    • 물론 플라톤의 철인왕의 동기는 트라시마코스의 정복자의 동기와는 매우 다름

    • 그러나 그의 이상적 사회에서 피통치자는 참주와 마찬가지로 통치자의 결정에 자신의 안녕을 전적으로 의존함

    • 《국가》에 대한 어떤 주석가도, 현명하고 선한 통치자의 폴리스라는 미래상에 매료되었지만 그 안에서 자신들이 발언권이 없는 결정에 대해 합법적으로 항의할 수 있는 헌법적 권리를 통치자에게 양보함으로써 조화롭고 질서 있는 사회를 더 성공적으로 만들고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에 대한 수긍을 발견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수 없을 것

(다음주에 계속)

1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이론이 대표적. 생존과 번식을 위해 이기적 행동이 진화적으로 발달했음. 그러나 혈연 선택이나 호혜적 이타주의를 통해 이타적 행동도 진화했다는 주장.

2

바로 앞에서, 두 형제는 올바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강박이 없는데도 올바름을 그 자체로 목표로 삼는 이유와 올바르지 않지만 올바른 척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동등한 이익이 있다면 올바른 척하는 것 이상을 선택하는 이유를 명백히 보여 달라고 부탁했음.

3

rB > C (r: 유전적 근연도, B: 수혜자가 얻는 이득, C: 행위자의 비용)

4

호혜적 이타주의는 순수한 이타주의와는 달리 장기적인 자기 이익을 고려한 전략적 행동으로 볼 수 있기 때문.

5

"'설사 이들이 이러하고서도 가장 행복하다고 할지라도, 이는 조금도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우리가 이 나라를 수립함에 있어서 유념하고 있는 것은 우리의 어느 한 집단(ethnos)이 특히 행복하게 되도록 하는 게 아니라, 시민 전체가 최대한으로 행복해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6

"또한 혹시 이들 사이의 것들로서 다른 어떤 것들이 있게라도 되면, 이들마저도 모두 함께 결합시켜서는, 여럿인 상태에서 벗어나 완전히 하나인 절제 있고 조화된 사람으로 되네."

7

"어딘가 지저분하고, 무엇에서나 이윤을 남겨, 창고에 쌓아 두는 사람이, 대중이 칭찬하기까지 하는 바로 그런 유형의 사람이 그와 같은 정체를 닮은 사람이 아니겠는가?"

8

"우리의 통치자들이 다스림을 받는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서 많은 거짓말과 속임수를 써야만 할 것 같아서네. 아마도 우리가 이런 모든 게 약의 형태로 유용하다고 말한 것 같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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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도구, 수사학, 낭만주의에 관해 씁니다. "경건한 심성을 추구하는 폭넓은 독서 연대"를 추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