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를 만들었다. 내 머리 속에서만 플레이되고 있다.
내가 태어난 1970년대 음악 플레이리스트들을 모았다. 음악을 선(線)이라고 한다면, 달팽이관만 건드리는 선이 있고 달팽이관 → 뇌 → 심장 → 명치까지 쭈욱 이어지는 선이 있다. 내겐 1970년대 음악의 선이 제일 길다. (명치를 맞았을 때 그렇게 아픈 건 영혼까지 때려버리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딥엘(DeepL)의 유료 서비스인 딥엘 프로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많이 기다렸다. 웹페이지를 통째로 번역해서 보여주니 《아틀란틱》 같은 해외 미디어를 볼 때 썩 좋다. 번역 글자수 제한이 없으니 나눠서 번역할 필요도 없다. 제일 싼 Starter 요금이 연간 구독 시 월 $8.74이니 약 12,000원이다. 요즘 책 한 권 값도 안 되는 돈으로 좋은 글을 더 많이 읽을 수 있다. 첫 한 달은 무료로 써볼 수 있다.
지난 주의 책인 《구술문화와 문자문화》가 이번 주로 넘어왔다. 선생님 말씀대로, 책에서 저자의 목적을 위해 쓰인 내용을 중심으로 읽어야 한다. 서문과 목차를 여러 번 읽고 철저히 분석해야 알 수 있다. 내용 요약에 치중하다보면 다시 안 볼지도 모르는 노트만 늘어난다. 최종 목표는 그 책을 버려도 괜찮을만큼 압축적으로 정리된, 재구성, 재활용, 용도변경이 가능한 카드들이다.
종종 언급하는 테드 지오이아가 자신의 ‘3단계 노트 필기 방법’(유료)을 썼다. 이 3단계는 이렇다.
책에 표시하기
책 요약
책에서 자극받은 나만의 아이디어 적기
아마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2번 책 요약에 많은 시간을 쏟는 것 같다. 학교에서 공부한 방식이 그래서 아닐까. 책의 중요한 부분을 따로 추려내서 그것만 외우는 방식 말이다. 그러다보면 3번으로 나아가기가 힘들다. 나도 그렇다. 시험에는 3번이 나오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제텔카스텐(#14, #430, #481)에서 강조하고 ‘영구 노트(permanent note)’에 담으라고 말하는 것도 사실 3번이다.
2번에서 3번으로 넘어가기가 겁날 때가 있다. 나 아직 잘 모르는데? 내가 잘못 생각한 거, 틀린 거 아닐까? 이런 하찮은 문제의식이라니… 등등 스스로를 까내리는 목소리가 바로 들리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겸손, 벼와 중력의 상호작용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틀린 것은 선생님께서 지적해 주신다. 그것도 겁나는 것 중 하나일지도? 그렇다면 내 생각을 드러내는 용기와 그것 때문에 혼나는 것(아직 맞은 적은 없다)을 감수하는 용기가 모두 있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구술문화와 문자문화》에서 구술문화와 희랍의 연설, 고전 수사학과의 연결고리, 《일리아스》, 《오뒷세이아》에는 왜 그런 표현들이 쓰일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연설, 수사학에 관심 있는 나에게는 참 재미난 부분이다. 한편으로, 수사학의 미래는 일방적 설득을 위한 기술이 아닌, 페렐만이 주창한 신(新)수사학에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
와~~ 덕분에 오랜만에 레드제플린, 디퍼플, 스콜피온스, 게리무어~~~ 오후내내 들었네~~~ 할일 졸라 많은데 망햇따~~ 왜 난 음악을 들으면 딴 일을 못하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