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두 번째 뇌, '제텔카스텐'
제텔카스텐(Zettelkasten)은
📝Zettel: 종이 쪽지, 메모
🗃Kasten: 상자, 서랍
이란 뜻으로 카드와 정리함 등을 활용한 지식관리 방법론을 말해요.
제텔카스텐을 설명할 때는 독일의 니클라스 루만(Niklas Luhmann) 교수가 항상 언급돼요. 루만 교수는 이 방법론을 이용해 연구를 위한 약 9만 장 이상의 카드를 작성했고, 70권의 저서, 400건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다고 하죠. 본인이 직접 이 방법론에 대해 쓴 글(영어 번역)도 있어요. 이 방법론에 대해 잘 설명해 놓은 참고자료 중 한국어로 된 것은 'Zettelkasten: 하루 메모 6장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드는 방법', 영어로 된 것은 'The Zettelkasten Method'가 있어요.
디지털 노트 앱들이 쏟아져 나오며 정보를 입력, 저장해놓기는 쉬워졌지만 무작정 쌓아놓기만 한다고 해서 내것이 되지 않는다는 건 이제 다들 아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나은 지식관리 방법을 찾다보니 제텔카스텐 방법론이 다시 주목 받고 있는 것 같네요. 그런데 사실 이 방법론은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랍니다. 움베르트 에코의 《논문 잘쓰는 방법》 에서도 설명(제4장 작업 계획 및 카드 정리, 1. 작업 가설로서의 차례, 2. 카드와 메모)하고 있어요.
그리고, 강유원 선생님께서도 저서, 강의 등을 통해 공부하는 방법 중 하나로 계속 언급하고 계시죠.
저도 선생님을 따라 책, 자료 등을 보면서 핵심적인 개념, 중요한 내용들은 카드로 만들어 놓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사용할 카드는 국내외 여러 제품을 살펴봤지요(사실 이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문구를 좋아하다보니...). 국내 모닝글로리의 독서카드도 품질이 좋습니다. 저는 선이 없는 노트를 선호하는데 모닝글로리는 무선 카드가 작은 사이즈로 한 종류만 나오더군요. 그래서 탈락.
아마존에 들어가서 뒤져보니 역시 많은 종류가 있어요. 그러나 적당한 두께를 가지고 있어야 카드의 느낌이 살기 때문에 여러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시킨 끝에 아마존 자체상품(PB)을 사용하고 있어요. 저렴하기도 하고 한 면은 유선, 다른 면은 무선이고, 구멍도 없고, 너무 얇지 않아서 만년필로 써도 잘 비치지 않아요. 처음엔 3x5인치 크기를 쓰다가 너무 작아서 지금은 4x6인치로 쓰고 있어요. 그리고 카드 정리에 최적인 박스도 찾아서 몇 개 쓰고 있답니다. (문구 얘기 나오니까 말 많아지네요.)
제텔카스텐 방법론에 대한 책인 《How to Take Smart Notes》가 아마존에서 역주행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현재 아마존 종이책 전체 순위 6,670위, 과학 연구 분야 7위를 차지하고 있네요. 킨들 e북 쪽은 상황이 더 좋아서, 공부 기술 분야에서는 무려 2위. 그런데, 이 책이 의외로 빨리 국내에 번역돼서 나왔어요. 급히 주문해서 오늘 받았는데요... 편집 디자인이 영 밉상이네요. 가독성이 낮고 성의나 미감이 안 느껴져요. 그래도 영어본 읽는 것보다 빨리 읽을 수 있을테니 그냥 참고 봐야겠죠. 이 방법론에 대해서는 이 책을 다 읽고 한 번 더 다뤄볼 생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