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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2 어니스트 베커, 《악에서 벗어나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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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2 어니스트 베커, 《악에서 벗어나기》 (4)

"인간 본성에는 불평등을 불러들이는 무언가가 존재한다."

오늘은 2024년 10월 24일 목요일, 하루종일 맑음입니다.

이제 계절은 천천히 바뀌는 것이 아니라, 자고 나면 코앞에 닥치는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계절마저 '빨리빨리'라니요. 섭섭하네요.

어니스트 베커의 《악에서 벗어나기》 네 번째 시간입니다.

인간 자신은 '내부의 적'을 품고 있습니다. 원시 경제학을 분석한 노먼 브라운은 이렇게 말합니다.

"어쩌면 노예가 어떤 식으로든 자기 자신의 족쇄에 애착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원시인은 재능과 장점의 차이를 인정했고, 추종했으며, 특권을 부여했습니다. 목숨을 보장하고 부족의 영속성에 도움이 됐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역사에서 영웅이 하는 기본적 역할이자 기능입니다. 사람들이 그 영웅을 추종하고 그의 기억을 숭배하는 까닭은, 그가 자신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즉 소멸과 죽음에 대한 승리를 체현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최초의 계급 구별은 필멸과 불멸 사이, 나약한 인간의 힘과 특별한 초인간적 존재 사이에 놓였습니다. 그렇게 영웅적 개인들은 영혼 자체에 결부된 능력, 즉 다른 사람을 지배하는 능력을 동일하게 지니게 됩니다.

모든 원시인 가운데 가장 평등한 부족인 플레인스(Plains) 부족조차 습격대를 조직할 때면 평소의 평등주의적 태도를 포기했습니다. 특정한 인간 개인에 체현된 보이지 않는 세계의 지배성은 그들의 동료를 한시적 노예로 만들었습니다.

권력은 조상과 영혼이 모여 있는 곳에서 정신적 힘의 형태로 나옵니다. 권력은 모든 시대의 인간을 지탱해주는 삶의 맥박입니다. 유기체의 전체 세계가 권력의 측면에서 구조화되어 있기때문에, 권력은 인간 존재의 기초적 범주입니다.

토머스 홉스는 《리바이어던》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모든 인간에게 발견되는 일반적 성향으로 죽을 때까지 계속되는, 힘(power)에 대한 끊임없는 욕망을 제일 먼저 들고자 한다. — 진석용 옮김, 《리바이어던》, 11장, p.138

악의 기원은 중립적입니다. 악은 유기체의 건강함에서 생겨납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현실적이고 고통스럽습니다.

모든 권력은 신성한 권력입니다. 왜냐하면 권력은 불멸성을 향한 굶주림에서 비롯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권력은 불멸성의 힘을 대표하는 사람과 사물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으로 귀결됩니다.

우리가 무엇을 하든 간에, 인간 본성에는 불평등을 불러들이는 무언가가 존재한다. 이것이 이번 장의 결론입니다.

서울외계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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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도구, 수사학, 낭만주의에 관해 씁니다. "경건한 심성을 추구하는 폭넓은 독서 연대"를 추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