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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9 어니스트 베커, 《악에서 벗어나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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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9 어니스트 베커, 《악에서 벗어나기》 (1)

"동물적 본성이 아니라 인간의 재능이 바로 동료 생명체에게 그토록 모진 지상의 운명을 부여했다."

오늘은 2024년 10월 21일 월요일, 맑음입니다.

어니스트 베커의 《악에서 벗어나기》 첫 번째 시간입니다.

저자 어니스트 베커의 전작으로는 1974년 퓰리처상을 받은 《죽음의 부정》이 있습니다. 《죽음의 부정》에서는 인간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문화적으로 표준화된 영웅 시스템과 상징을 통해 죽음을 넘어서려는 시도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책 《악에서 벗어나기》에서는 필멸성, 즉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음을 부정하고 영웅적인 자기 이미지를 얻으려는, 인간의 자연적이고 불가피한 충동이 인간악의 뿌리 깊은 연원임을 보여줍니다.

동물적 본성으로부터 출발하지 않으면, 우리는 결코 인간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끈질긴 생존에 대한 절대적인 전념은 모든 유기체에 보편적이며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의 본질입니다. 자기보존을 위한 본능인 것이죠.

인간은 다른 어떤 동물도 지니지 못한 부담을 짊어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은 자신이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진짜로 두려워하는 것은 절멸이 아니라, 무의미한 소멸입니다. 그래서 문화적 상징을 세우고, 복합적이고 상징적인 방식으로 죽음을 초월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모종의 더 거대한 구도를 찾고, 삶의 확장된 의미를 확보합니다.

이러저러한 형태로 죽음의 초월을 체현(體現)하는 것은 문화 자체입니다. 문화는 인간을 자연 너머로 길러내며, 인간에게 온 우주에서 자신의 삶이 한갓 물질적 사물이 갖는 의미보다 어떤 식으로든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증해줍니다.

그리고, 인간은 악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악을 세상에 들여온 책임이 있습니다. 동물적 본성이 아니라 인간의 재능이 바로 동료 생명체에 그토록 모진 지상의 운명을 부여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주장입니다.

서울외계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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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도구, 수사학, 낭만주의에 관해 씁니다. "경건한 심성을 추구하는 폭넓은 독서 연대"를 추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