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집중력》(#468) 정리한 카드를 옵시디언(#452)에 모두 입력했어. 작성한 카드는 모두 86장, 그 카드들을 분류한 관심 ‘영역’(#430)은 12개, 영역에 포함되지 못한 카드는 10장.
465호에서 다뤘던 ‘디지털 독서 카드 작성 방법’을 최대한 따라 해보려고 했는데, 그대로 하지는 못했어. 옵시디언에 입력하기 전에 종이 카드를 내 독서의 의도와 목적대로 분류하고 개요를 만드는 단계가 있어야 했는데, 카드가 많다보니 책상에 펼쳐놓고 작업할 엄두가 안 나더라. 그래서 일단 옵시디언에 모두 입력하고 시작했네.
전체 과정을 다 마치고 돌아보니 다음부터는 입력하기 전에 정리 단계를 거치는 게 맞는 것 같아. 그 편이 더 효과적이겠더라고. 디지털에서는 계속 작업 창을 전환하며 들여다 봐야하니까 산만해져. 다음에는 마인드맵을 이용해서 먼저 정리해보려고.
그리고 그 다음 3단계(‘뭉친 노트 무리들에서 카드 작성하기’)는 다소 까다로워 보여서 이번에는 원자성의 원칙에만 집중했어. 그래도 일단 해보니까 앞으로는 어떻게하면 될지 ‘느낌’이 좀 와서 다음 번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위 캡처 이미지를 보면 네 부분으로 나뉘어 있지? 편하게 작업해보려고 배치한 것인데, 왼쪽부터 첫 번째는 카드 목록, 두 번째는 개별 카드, 세 번째는 (가장 상위인) 책 정보와 카드들을 분류한 12개의 관심 영역 목록, 네 번째는 그 12개의 영역 중 ‘필기, 독서’에 포함된 카드 목록이야.
복잡해 보이지만, 단순화하면 카드와 그 카드가 속하는 관심 영역이라고 보면 돼. 이 책에서 내가 취한 영역은(괄호 안의 숫자는 연결된 카드 수),
딴생각 (4)
수면 (6)
ADHD (5)
소셜미디어 (19)
뇌과학 (12)
스트레스 (3)
알고리즘 (7)
과각성 (7)
손 (2)
잔혹한 낙관주의 (4)
읽기, 독서 (7)
몰입 (2)
이런 모든 작업의 목표 중 하나는 카드 간 연결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서 새로운 지식과 창의성이 촉발되도록 하는 것이겠지. 아직은 이 책 안에서 만들어진 카드들이 다른 카드들과 연결되지 못하고 끼리끼리 모여 있는 걸 저 그래프에서 볼 수 있어. 앞으로 카드들이 계속 쌓이고 관리해주면 그만큼 연결도 많아지겠지. 이번에 알게 된 팁 하나는, 카드에 태그를 잘 붙여놓으면 나중에 카드를 분류하고 연결할 때 유용하다는 것.
종이 카드와 디지털 카드의 장단점이 확실히 있긴 해. 종이 카드는 작성하는 데 오래 걸리고 따로 보관도 해야하고 검색도 안 되지만, 만년필로 한 장 한 장 쓰고 나면 기억에 잘 남고 손으로 뒤적거리며 순서도 바꿔보고 떠오르는 아이디어도 바로 추가하고 만지작거리면서 손으로 튕겨 보기도 하는 재미가 있지. 디지털 카드는 검색, 연결, 보관, 태그 등 장점이 너무 많지만 노트 만들기에서 끝나버리면 마치 냉장고 칸 맨 뒤로 밀어둔 반찬처럼 주목 받지 못하고 결국 버려지게 되는 것 같아.
며칠 전 길을 가다가 우리 동네 유명인사인, 전직 대학 도서관 사서이자 맞춤 수트 전문점 이사님과 마주쳐서 서로 읽고 있는 책을 추천하게 됐어(이 분은 항상 가게 앞에 앉아서 책을 읽고 계시거든). 나는 이 《도둑맞은 집중력》을 추천했는데, 책 내용을 나름 일목요연하게 설명할 수 있더라고. 앞에서 얘기한 과정들을 거치며 책 내용이 기억도 되고 정리도 된 것 같아.
그전에는 책 한 권을 다 읽고나면 허겁지겁 다음 책으로 넘어가기 바빴는데 그게 참 안 좋은 것 같아. 그땐 내용도 다 소화하지 못하고 그냥 ‘나 이 책 다 읽었다’는 자기만족뿐이었던 것 같아. 물론 가볍게 읽고 넘어갈 책도 있고, 이렇게 꼼꼼히 읽어야 할 책도 있겠지만 조바심 내며 읽진 않으려고.
전 1, 6, 12에 표시 많이 했어요.
옵시디언은 앱 자체는 가볍고 쓸 만했는데 아이클라우드와 피씨 동기화 문제인지(메모리가 4기가라 그런지) 두세 번 무한재부팅(?) 걸려서 결국 때려치웠어요. 노트북도 두 개라 ...
노트 정리 방식 공유해주셔셔 감사합니다. 호찬님의 추천 서적은 신뢰를 하게 되어 저도 바로바로 사서 읽고 있습니다. 마지막 단락의 독서법 저도 동의합니다. 저야말로 아웃풋이 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네요. (아날로그/디지털) 노트 정리나 말로 하는 설명 등 아웃풋을 만드는게 기억을 오래 하는 방법 중 하나 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