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각(#578, #603)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접하게 됩니다. 지난주에는 ‘불조상’(佛造像), 즉 ‘부처의 모습을 만든 상’을 처음 새겨봤습니다. 우리가 흔히 ‘불상’(佛像)이라고 하는 것이죠. ‘조’(造)가 들어가는 이유는 인위적으로 부처의 형상을 제작했다는 것을 명확히 나타내기 위함이고, 불상 제작의 의미를 직접적으로 담고 있는 용어라고 합니다.
저는 불교 신자가 아닙니다. 종교가 없다고 하는 것이 맞겠죠. 그러나 불교의 세계관에는 친숙함을 느껴왔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이번에 불조상을 돌에 새기면서 다른 종류의 기쁨 같은 걸 알게 됐습니다. 문자를 새길 때와는 다른 희열입니다.
그래서 좀 더 깊이 들어가보고 싶어졌습니다. 역사적 작가, 당대 작가 들의 다양한 작품을 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몇 작품을 따라 새겨보기로 합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은, 난이도가 높은 것들도 있습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해남석에, 새기려는 불조상을 전사(轉寫)해 놓은 것입니다. 아마도 이번 것들 중 가장 어렵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죠. 종이에 찍는 인장이 아닌 세워놓고 보는 용도로 만들려고 합니다. 흥분되는 도전이네요.
모각하려는 작품이 세로로 길다보니 돌의 옆면을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불조화가 재밌는 것이, 매우 구상적인 것도 있는 반면 단순화하거나 추상적으로 자유롭게 표현하는 작품들도 많더군요.
다른 작품들을 따라 새기며 많은 연습을 하고 나서, 우리나라의 유명 불조상들도 새겨 보고, 직접 불조상을 그려서 새기는 단계로까지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습관처럼 불상, 불교화, 불교 미술 등과 관련된 책은 어떤 것들이 있나 뒤져보고 있습니다.
세상에 이런게 있다는 것 자체도 처음 알았고, 취미로 가질 수 있구나 하는 것도 새삼 처음 알게 됐어요. 저도 꽤 관심이 가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