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은둔의 역사》 읽기 (1)에 이어, 나머지 모두 정리해서 지식정원에 올려놨습니다.
《낭만적 은둔의 역사: 혼자인 시간을 살아가고 사랑하는 법》, 데이비드 빈센트(지음), 공경희(옮김), 더퀘스트, 2022
전체 내용은 정리한 걸 보시면 되고, 핵심 내용 몇 개만 발췌해보면 이렇습니다.
'혼자 있으면서 상당히 편안한' 상태인 고독과 '동반자 없이 혼자 있어서 불편한' 상태인 외로움은 잘 구별될 필요가 있음
핵심 질문은 '어떤 환경에서 고독이 외로움이 되는가'임
은둔은 물리적으로 고립되기, 연결된 채 혼자 있기, 딴 곳에 정신팔기의 세 모습으로 실행됨
1791년 요한 치머만이 고독을 두고 "자기 회복과 자유롭고자 하는 경향"이라고 한 정의는 우리 시대에도 유효함
요한 게오르그 치머만의 《고독에 관하여》 (1791)를 기반으로 하고, 영국 역사를 배경으로 하여, 위의 내용을 살펴본 것이라고 전 이해했어요.
1편에서 이 책의 제목이 과연 정당한 것인지 다 읽어 보고 판단하겠다고 했는데, 결국 한국어판 제목은 잘못 지은 것이라는 결론이에요. 낭만적인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고, 왜 그런 제목을 지었는지도 이제 알게 되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나서 도대체 번역자가 '은둔'이라고 번역한 것의 원어가 무엇일지 궁금해서 아마존에 가서 영어판 앞부분을 샘플로 봤는데 좀 충격적이었어요. 도대체 같은 책을 번역한 것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한국어판에는 생략, 누락된 내용이 많았습니다.
저자가 역사학 석학인데 책을 이런 식으로 썼다는 게 좀 이상하긴 했어요. 참고, 인용한 책을 표시하는 각주나 미주가 하나도 없고, 내용은 조금 진지한 에세이 같았으니 말이에요. 그러나 영어판은 서문 중간 정도까지만해도 주가 60개를 넘었어요. 이 많은 걸 모두 무시하고 전혀 번역하지 않은 거죠.
그리고, 영어판은 352페이지이고, 한국어판은 328페이지에요. 언어 특성상 한국어판이 영어판보다 페이지 수가 더 많을 수밖에 없는데 참으로 요상합니다. 마법이라도 부렸는지. 미주 페이지가 빠졌다고 해도 그렇습니다.
옮긴이의 말이 책 맨 앞에 배치된 것도 이상했고, 그 내용은 책을 읽고 쓴 게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변죽을 울리는, 핵심과 별 상관 없는 말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아마도 책이 잘 팔리도록 어려운 내용은 빼고 에세이풍으로 번역한 것 같네요. 3쇄까지 찍었으니 그들의 목표는 달성한 것 같은데, 이 출판사와 번역자의 책은 다신 사지 않을 생각입니다. 너무 화가 나네요.😡
이번 주 🌼 어쨌든 괜찮음
어린이 대상의 한국어 번역본 제목들에 유독 (원제에는 전혀 없는) ’두뇌‘ ’영재‘ 같은 표현들이 너무도 흔하게 포함되어 있는 것처럼, ’특정 독자’들을 모으기 위해 원작의 의도와 무관한 방향으로 출간되는 번역서들이 적지 않은 듯합니다. 🤔
(한가지 예를 들자면 "Zoo Picture Puzzle Book"의 한국어판 제목은 무려 ”동물원에서 너도 찾았니?: 머리가 좋아지는 숨은그림찾기“랍니다.)
https://m.blog.naver.com/asnever/220209802062
https://m.blog.naver.com/asnever/220173717219
동번역자가 번역한 <호밀밭의 파수꾼>과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오역 지적인데, 전부터 악명 높은 사람이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