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8호에서 언급했던 앵거스 그레이엄, 《장자》의 제1부 ‘서론’을 읽고, 지식정원에 정리했어. 이후 내용은 《장자》 원문과 관련 자료에 대한 번역과 해석이기 때문에 요약 정리는 여기까지만 하기로 했어.
그리고, 선생님께서 〈책담화〉에서 어제와 오늘에 걸쳐 앵거스 그레이엄의 《장자》와 《도의 논쟁자들》에 관해 설명해주셨어. 《도의 논쟁자들》도 예전에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책이라 가지고 있는데, 그새 책값이 만 원이나 올랐네.
《도의 논쟁자들: 중국 고대 철학 논쟁》, 앵거스 찰스 그레이엄(지음), 나성(옮김), 새물결, 2015
대학 때 전공수업과는 상관 없이 유가 위주로 한문 공부를 하긴 했는데, 강독 중심이었고 어린 생각에 ‘교조적’으로 느껴졌던 태도들 때문에 공부하면서도 답답했지.
중국 사상을 새로운 눈으로 다시 보게 된 것은 마르셀 그라네의 《중국사유》를 선생님께 배운 후부터였는데, ‘서양 학자가 동양학을 연구하면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된 계기였어. 얇은 책이지만 프랑수아 줄리앙의 《전략》도 마찬가지였고.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동양 사상에 관한 책은 서양 학자들의 저작을 더 신뢰하게 됐어. 동양 학자들은 이미 그 사상을 내면화했기 때문에 내부자처럼 되어버려서, 독자를 위한 객관적이고 독창적인 해석이 힘들다고 생각되었달까.
밖에서 보는 제삼자가 동양 사상을 가차없는 관점을 통해 해석하는, 더 정교한 연구 방법론을 이용한, 분류하지 않고 그대로 “두기[存]”1 없이 “끝까지 붙들고 씨름”2하는 태도의 책들이 읽는 즐거움이 더 크더라고.
오늘 선생님께서 강력하게 추천하셨기 때문에, 《장자》는 우선 여기까지만 정리하고 《도의 논쟁자들》을 정리해야겠어.
앵거스 그레이엄, 《장자》, p.38
위의 책, p.84
외계인님 머리 속에 엄청난 것들을 담고 계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