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8호 에 등장했던 국사당 과 선바위 를 다녀와야지하고 벼르다가 오늘 다녀왔어. 더 더워지기 전에 다녀오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날씨가 완전 여름.😓
(🙈사진이 많아서 이메일에서는 잘 안보일 수 있으니 웹 으로 보시길 추천합니다.)
독립문역부터 꾸준히 비탈길인데 날씨탓인지 저질체력탓인지 발걸음이 무겁다. 지도에도 나와있지 않은, 대문도 떨어진, 쇠락한 절 하나. 단청은 아직 빛을 잃지 않았다. “나무를 전체를 제거하지 말고 밑퉁치와 몸통은 살리고 가지 치기만 하면 좋을것 같습니다.” 절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2층은 전소됐지만 1층에는 아직 사람이 사는 것 같다. 전체적인 풍경은 소란스럽다. 그냥 빈 공간이 있으면 뭔가를 지었나 보다. 푯말에 나와있는 설명은 이렇다.
이 사당은 조선시대에 나라에서 남산을 신격화한 목멱대왕(木覓大王)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이곳은 목멱신사라도 불렸다. 경대부는 물론 일반 백성도 이곳에서 제사를 지낼 수 없었다. 이곳은 나중에 굿당으로 변하였는데, … 원래 남산 팔각정 자리에 있었으나 일제강점기 때 일본사람들이 조선신궁을 지으면서 1925년 지금 위치로 옮겨 지었다. 자연 암반 위에 아담한 맞배집을 세웠다. … 사당 안에는 중요민속자료 제17호로 지정된 무신도 가 걸려 있는데 그 솜씨가 다른 무신도에 비해 뛰어나다. 지금도 이곳 국사당을 무대로 내림굿, 치병굿, 재수굿 같은 굿판이 벌어지고 있다.
수시로 보수를 하는지 세월의 흔적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인왕산은 기암괴석들의 산인 것 같다. 뭉텅뭉텅 힘있게 생긴 바위들이 많다. 무섭게 째려보던 고양이. 마르거나 부어있지 않아서 다행이다. 저곳이 인왕산 정상인데 길을 못 찾았다. 데크를 깔아놓은 등산로를 따라 성곽길로 가면 될 것 같았지만 너무 멀어서 다음 기회로. 바위 위의 저 부처는 언제 새겨놓은 것일까? 사람들은 저기에도 치성을 드리고 있더라. 불상 모양으로 움푹 들어간 바위. 새긴 걸까 생긴 걸까? 검은 점박이는 경계심이 많아 가만히 쳐다만봐도 멀리 도망가고, 다른 녀석은 여유가 넘친다. 계단길이 참 예뻤다. 문득 좋은 향기가 나 둘러보니 아카시아 꽃이 막 지고 있었다. 아까 올라갈 때는 뭔가 하고 있었는데, 끝났나보다. 저기 걸린 태극기는 뭔가 이질적이었다. 그런데 우산은 왜 뒤집어 놓은 걸까? 많은 사람들이 치성을 드리고 있어 전체 사진은 못 찍었다. 선바위는 무슨 돌일까하는 궁금증에 찾아보니 화강암이라고 한다. 어떻게 저런 모양이 되었는지 이 글 에서 잘 설명해주고 있다. 소주와 생수를 같이 올린 이유는 뭘까? 아는 분 있으면 알려주세요. 아마도 불교를 위한 공간이기도 하고 주변에 피해를 줘서 그런 것 같다. 무속을 대하는 한국인의 태도는 이중적인 것 같다. 천하다고 한없이 무시하다가도 마지막으로 해답을 찾는 것은 ‘점’이라니. (나는 무속에 호의적이다.) 아담하고 정갈한 정사. 매일 아침 저 앞마당을 빗자루로 쓸지 않을까. 주거환경이 아파트로 바뀌며 없어진 풍경. 산을 내려오고, 지하철역으로 가기 위해 ‘무악재 하늘다리’를 건넌다. 새들이 부딪히지 않게 하려고 유리에 점을 그려놓았다. 지향하는 바에 걸맞는 배려다. 다음에는 ‘ 안산 자락길 ’에 가보려고 한다.
우리나라에... 그것도 서울에... 못가본 곳이 왜케 많은지... 우산을 뒤집어놓은 것도, 소주병과 생수통을 왜 함께 놓은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많네... 한참은 더 살아야 할 것 같네...
동네에 저런 산책길이 있는 걸 이제야 덕분에 알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