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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새 유튜브도 끊었어요. 그 와중에 본문에 인용된 틱톡을 보니 엄청 화려해서 눈이 팽팽 돌아가고, 괜히 미묘한 감정이 드네요. (어우 영어가 읽을 수 있는 것보다 빠르게 콸콸 쏟아져요!)

요새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이어폰조차 안끼고 음소거된 영상을 보는 사람이 정말 많은데, CC 혹은 자체자막 달린 영상을 현명하게 소비하는 "바쁜 현대인"들의 문화죠. 특히 장애인이 없는 것처럼 사는 우리나라에서 자막이 보편화되는 건 접근성 측면에서도 참 좋은 일이에요.

하지만 자체자막은 결코 좋은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자동번역을 가로막고, 가독성(?)도 결코 좋지 않으니까요. 유튜브 커뮤니티 자막 폐지 건도 겹쳐지네요. 영어가 콸콸 쏟아지는 저 틱톡을 보니, 숏폼 영상의 붐과 함께 그나마 낮아지고 있던 언어의 장벽이 다시 높게 세워지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LLM이 보편화되며 정말 여러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지만, 언어의 사용에 있어 문법이나 국적 등의 형식을 벗겨내고 표상representation만을 남기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점에서는 조금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는데요. 그 점에서 영상매체가 오히려 장벽을 세우고 있다고 말하려니 새삼 특이하네요. 숏폼 영상으로 컨텐츠를 창작하는 것은 레거시 미디어의, 혹은 변화를 마주한 인류의 마지막 저항인가요 (라고 말하면 지나치게 낭만적인 문장인가요?)

확실히 키보드를 쓰면 헛소리가 길어지네요. 선생님 덕분에 책 한 권 또 사고 갑니다 그럼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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