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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 펜루프, 레코드노트, 클립보드, 만년필 닙 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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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 펜루프, 레코드노트, 클립보드, 만년필 닙 교정

주간 〈문구文具〉 · 21

Hochan Choi
May 1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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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 펜루프, 레코드노트, 클립보드, 만년필 닙 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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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문구들을 소개해볼게.

하드커버가 붙은 포켓 크기 노트북을 좋아해. 예전에는 몰스킨을 주로 썼는데 언제부터인가 이 회사가 마케팅에 치중하면서 품질은 그대로인데 한정판 장사를 하면서 가격만 비싸지더라고. 그래서 로이텀Leuchtturm으로 바꿨지. 비슷한 가격대에 페이지 수는 더 많고, 종이질도 좋고, 페이지 넘버링도 되어 있고 여러모로 더 나아.

포켓 노트북을 가지고 다닐 때 펜을 따로 보관하면 바로 기록을 하고 싶을 때 불편한 경우가 많아. 그런 점을 해결해 주는 로이텀 자매품도 있는데, 바로 펜루프Pen loop.

이렇게 만년필과 함께 깔끔하게 가지고 다닐 수 있어.

접착식이라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인데, 원하는 제품과 위치에 붙여서 사용할 수 있지만 노트를 다 쓰고 나면 다시 쓰기가 조금 곤란하다는 거. 예전에 한 번 떼어보려고 했었는데 접착력이 강해서 깔끔하게는 안 떨어지더라고. 그래도 수고를 좀 들여서 뗀 후에 양면 테이프를 붙여서 다시 쓸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버리기는 아깝지.

다음도 포켓 노트북인데, 아이디어가 기발한 제품이야. LP판(바이닐)을 잘라 커버로 만들어서 ‘레코드노트’. 못 쓰는 LP판을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이라고 해. 예전에 LP로 음악 들을 땐 스크래치 생길라 먼지 앉을라 애지중지하며 다뤘었는데 이렇게 손으로 막 문지를 수 있으니까 거기서 오는 안도감이랄까 쾌감이랄까 그런 게 있네.😛 (약간의 죄책감도 느껴지는 듯?)

커버는 랜덤이라서 내심 화려한 색의 라벨이 붙은 게 오길 바랬는데, 매우 점잖은 것이 와 버렸어.

#384에 등장했던 라이팅writing 매트와 바인더가 도착했어. 매트는 부드럽고 도톰한 고무 같은 느낌이야. 종이를 올려놓고 써봤더니 만년필 펜촉을 잘 받아줘서 부드럽게 잘 써지더군. 커팅 매트 같이 단단한 재질은 아니고 오히려 가죽 데스크 매트와 더 비슷한 느낌이야.

반면 바인더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종이를 고정시켜주는 장치가 문제야. 대부분의 클립보드가 이런 구조(아래 사진 참고)의 바인더를 쓰긴 하는데, 그 경우 물려있는 종이 윗부분은 들뜰 수밖에 없고 3분의 1 정도 위치까지도 완전히 밀착이 안 되지. 이거 글씨 쓸 때 굉장히 거슬리거든. 볼펜이나 연필처럼 꾹꾹 눌러 필압을 세게 주면서 쓰면 별 문제 아니겠지만, 만년필은 그렇지 않으니까.

넌 안 되겠다…

그렇지 않은 클립보드가 있냐고 물으신다면, 있다고… 원래 쓰던 펜코Penco 제품은 그 문제를 해결한 바인더를 쓰고 있지. 그래서 해결책은 이 클립보드와 매트를 결합해서 쓰는 것으로 했어. 왜 이렇게까지 하냐고? 모르겠네.🤔

종이가 보드에 완전 밀착.

얼마 전 구입한 오로라 카이사르 만년필은 잉크 흐름이 박하고, 오로라 데저토는 과하네. 둘 다 닙(펜촉) 교정 보내야겠어. 예전에는 이런 거 가지고 노심초사 했었는데, 닙 교정 몇 번 맡겨보니 좋더라고. 고민할 필요가 없어. 펜샵들도 이 부분에 대한 고객 불만이 많은지 만년필 닙에 대한 안내를 상세히들 올려놨더라. 펜촉의 단차는 쓰면서도 생길 수 있다, 펜촉 검수를 해서 보내지만 시필을 하는 것은 아니어서 잉크 흐름은 나중에 교정을 해야할 수도 있으니 반품 사유는 아니다 등.

사실 만년필 막 쓰기 시작한 사람들은 큰맘 먹고 나름 큰돈 들여서 샀을 거 아니야. 가뜩이나 쓸 때 불편하고 적응도 안 되는데 인터넷에서 찾아본 정보와 다른 것 같으면 속이 상할 수밖에 없겠지. 새 펜을 A/S 보내야 하는 것도 납득이 안 되고(게다가 왕복 배송비는 자기부담). 그런데, 만년필이 원래 그런 물건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이래서 주변사람들에게 만년필 써보라고 권하지 않아요. 손글씨 쓸 일도 별로 없는 세상이니까요. 자기가 좋아야 쓰는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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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쟁이
May 12, 2022Liked by Hochan Choi

만년필을 쓰기 전에는 몰랐는데, 요새 만년필을 조금씩 쓰다보니 만년필의 가장 큰 특징은 어쩌면 잉크를 쓸 수 있다는 점일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생소한 필기감에는 적응하려면 한참 먼 것 같은데, 잉크의 색감이 볼펜에 비해 압도적으로 진한 게 너무 매력적이에요. 다만 그 때문에 잉크가 마르길 기다려야 하거나 뒷면에 비치는 게 문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로이텀은 그 점에서는 자유로운건가요? 아니면 번짐이나 비침은 어느 정도는 포기하고 쓰시나요? 그것도 아니면 혹시 오른쪽만 쓰신다거나... 그리고 만년필을 휴대하시면 혹시 잉크가 와장창-했던 일은 없으셨는지요. 실은 처음 잉크를 충전하면서 한 차례 와장창-했더니 두려움이 많아져서 말이죠.

호들갑이 많았네요. 잘 쓰고 있다는 감사인사라고 생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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