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아마존에서 22.77달러가 카드로 결제됐다는 문자가 왔어. 윙? 산 게 없는데 뭐지? 보통 결제가 되면 메일도 함께 오는 데 그것도 없고, 사이트에서 결제 내역을 봐도 없고 말이야.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이번 달 카드 결제 이력과 이것저것을 한참 비교해 봤어.
결론은, 지난 주에 아마존 일본에서 문구를 주문했는데 그게 구매 시점에 결제되는 게 아니라 상품 배송이 시작되면 결제되는 거였더군. 발송 알림 메일은 한참 뒤에 왔고. 아마존 미국과 일본이 뭔가 좀 다른 것 같아. 아마존 미국은 구매하자마자 결제가 되는데 말이야. 아무튼, 혹시 아마존 일본에서 뭔가 구매하시는 분은 나처럼 당황하지 마시길.
이번에 주문한 문구는 두 가지, 라이팅 매트writing mat와 라이팅 바인더writing binder야. 둘 다 글씨 쓸 때 밑에 깔고 쓰는 물건이지. 나는 노트 정리할 때 주로 줄이 그어져 있지 않은 낱장 노트를 사용해. 그러다보니 글씨를 쓸 때 왼쪽 정렬과 수평을 맞추는 데 신경이 쓰이는 편이지. 캘리그라피를 배우면서 알게 된 건데, 많은 사람들이 글씨를 쓰다보면 신체 구조상 (오른손잡이인 경우) 글씨 방향이 오른쪽 위로 기우는 경향이 있다고 하더라. 나도 마찬가지이고.
그래서 글씨 정렬을 반듯하게 맞추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라이팅 매트가 필요한 건데, 이 제품은 그 중에서도 잘 만든 것 같아. 우선 기본적으로 정렬을 맞추기 위한 그리드grid가 촘촘하게 그려져 있고, A4 용지보다 살짝 크게 나와서 종이가 밖으로 삐져나올 염려도 없고, 두께는 2mm여서 만년필로 쓰기에도 좋겠더라고. 라이팅 바인더는 이 매트와 종이를 고정시켜서 쓰려고 같이 산 거고. 라이팅 바인더만 발송되고 라이팅 매트는 아직인데, 신제품이어서 생산이 아직 많이 안 된건지 인기가 많은 건지 지금은 일시품절이라고 뜨네.
그냥 유선노트를 쓰면 해결되는 일이긴 한데, 나는 이상하게 유선노트에 쓰려고 하면 마음이 답답해지고 글씨도 함께 이상해져서 못 쓰겠더라. 뭔가에 갇혀있고 거기에 글씨를 맞춰야 한다는 느낌이 싫은 것 같아. 그래서 거의 모든 노트를 무선이나 무지나 플레인plain이나 블랭크blank로 사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