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피를 배운 지 벌써 8주차(#273)가 됐고 오늘 첫 번째 파트가 끝났어. 한 주도 안 빠지고 잘 나갔네. (셀프) 칭찬해.👏
이번 파트에서는 ‘판본체’라는 걸 배웠어. 이 글씨체를 기본으로 획의 모양을 다양하게 변형하고 글자 크기를 조절하고 글자들을 배치하는 걸 배웠지.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붓끝에 정신을 집중하고 하얀 종이 위에 검은 줄을 긋는 게 참 재밌더라고. 확실히 마음에 도움이 돼.
그리고, 붓이라는 필기구의 매력을 조금 알게 된 것 같아. 그전에는 참 까탈스럽고 내맘대로 안 움직여주는, 절대 안 쓸 것 같은 필기구였지. 그런데 붓의 어디쯤을 잡고 힘을 주었다 뺐다 붓끝을 계속 모아주고 먹을 어떻게 묻히고 물을 얼마나 섞느냐에 따라 글씨가 달라지니, 이제는 그 변화무쌍한 붓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기를 선망하네.
한 파트가 끝날 때마다 작품(?)을 구성해서 써본다고 해. 선생님이 스무 자 정도의 문구를 가져오라고 해서 앤 카슨의 《빨강의 자서전》(#248) 중 두 문장을 가져갔어.
조용한 뿌리도 소리 지르는 법을 알 수 있지 그는
말을 빨아들이는 걸 좋아했네
선생님이 구성해 주고, 내가 먼저 써 본 다음, 선생님이 체본을 써주고, 그걸 보고 내가 따라 쓴 것을, 선생님이 디테일을 손 봐준 결과는,
연습밖에는 읎다!
디스코드에는 다른 사진들도 좀 올려놨지. 아, 어제 올린 디스코드 서버에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들렀다 가셨어.🙏 뭐 대부분 한 마디도 안 하고 나가셨지만 말이야. 근데 사실 나 같아도 누가 있는지 모를 채팅방에서 혼잣말 할 자신은 없어. 짬 내서 들러주기라도 한 게 어디야. 내가 더 잘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