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인용하는 테드 지오이아(Ted Gioia)가, 인문학 분야의 추천 도서 목록을 알려달라는 독자들의 요청에 응해서 ‘어리석음’을 주제로 한 책들을 12주 과정(‘기말 시험’😆 포함) 형식으로 공유했어. 어떤 책들인지 볼까.
1주차: 투키디데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기원전 약 400)
2주차: 타키투스, 《연대기》 (기원후 약 100년)
3주차: 프로코피우스, 《비잔틴제국 비사》 (기원후 550)
4주차: 바바라 터크먼, 《바보들의 행진》 (1984)
5주차: 에라스무스, 《우신예찬》 (1511)
6주차: 찰스 매케이, 《대중의 미망과 광기》 (1841)
7주차 & 8주차: 귀스타브 플로베르, 《마담 보바리》 (1856) 및 《부바르와 페퀴셰》 (1881)
9주차: 새뮤얼 버틀러, 《만인의 길》 (1903)
10주차: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붉은 인간의 최후》 (2013)
11주차: 움베르토 에코, 《푸코의 진자》 (1988)
12주차: 어리석음에 관한 기말 시험(문제는 공개되어 있음)
이 책들을 다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국어판이 모두 있고 절판된 책도 없네. 공교롭게 — 처음 들어보는,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붉은 인간의 최후》(Secondhand Time: The Last of the Soviets)는 이번 달에 재출간이 됐어.
하나의 주제로 이런 인문 고전들을 추천할 수 있을 정도의 공부라니. 기가 죽는군.
최근에 결심한 게 하나 있는데, 공부, 전각 같이 내가 잘하고 싶은 어떤 것이 있는데 나이를 생각하게 될 때가 있어. ‘이제 시작해서 뭐 얼마나 하겠나’ 같은 거지. 특히 전각을 시작하며 그걸 뼈저리게 느꼈는데, 십 년은 해야한다는데 ‘십 년 후면 내가 몇 살이지’를 생각하게 되더라고.
그래서 ‘이미 늦었다’는 걸 깨끗이 인정하고, 아쉬워하지 말고, 뒤돌아보지 않고, 할 수 있는만큼 최선을 다하기로 결심했어. 누군가와 경쟁하기 위한 것이 아니잖아. 아마 경쟁해서 누군가의 위에 올라서야 하는 거라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지도.
상관 없는 얘기 하나 하자면, 원래 영문서들을 딥엘(DeepL)을 사용해 번역했었는데, 이번에는 새로 나온 챗GPT 4o를 써서 위의 글을 번역해봤어. 훨씬 낫더라. 책 제목도 한국어판과 가깝게 번역하고, 더 많은 연결 지식을 이용해서 번역을 한다는 느낌을 받았어. 반면 딥엘은 처음 썼을 때와 비교했을 때 성능 향상을 잘 못 느끼겠어.
그렇게 AI가 일상 속으로 스멀스멀 기어들어오는 게 느껴지네.
아주 좋은 정신입니다^^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실 수도 있을 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