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하자면, 이 책은 다 읽을 수가 없었어. 1장을 읽고 바로 마지막 장으로 건너 뛰었어. 1장만 읽고도 감정적으로 좀 격해졌는데, 이유는 이래.
국내와 비슷한 경우도 간혹 있긴 하지만 모두 해외 사례이기 때문에 와닿지 않음
결론은 뻔한데 너무 긴 설명과 사례 나열로 인한 지루함
인간 군상들에 대한 역겨움
《인플루언서 탐구: ‘좋아요’와 구독의 알고리즘》, 올리비아 얄롭(지음), 김지선 (옮김), 소소의책, 2024
책의 내용을 빌어 ‘인플루언서’를 정의해보면 ‘인기, 출세 지향, 권위의 조합이라는 마케팅 도구’라고 할 수 있어.
흔히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어서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다고들 하지. 그러나 ‘도구’는 자기 마음대로 뭔가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외면하는 것 같아.
두 번째 고백을 하자면 사실 나도 오래 전부터 그렇게 살고 싶어했다는 거야. 하고 싶은 것이 자주 바뀌어서 문제지만.
그러면 나도 이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은 걸까 생각해봤지. 결론은 ‘아님’. 지금 같은 판에서라면 더더욱 아님.
내가 가장 이상적으로 바라는 상황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고 그에 대한 대가 또는 후원을 받아서 생활을 하는 거야. 몇 번 시도해봤지만 우선 내 노력과 결과물이 부족하고, 현실에서 작동하기에는 너무 이상적이라는 문제가 있어.
현실적으로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의 알고리즘에 온몸을 던지는 것이 맞는 결론이겠지. 그러나 그 회사들의 도구가 되는 건 죽기보다 싫어서 어쩔 수가 없네.
애청하는 〈매불쇼〉에서 진행자 최욱이 엊그제, 그 날의 프로그램이 다 끝나며 지나가듯 한 말이 있어. 나는 그게 유튜브 관리자들의 간섭 내지는 압박처럼 느껴지더라(2:27:29 부분).
정치적, 사회적 영향력이 있고 구독자가 166만 명이나 되는 채널인데도 (그게 간섭이든 압박이든 관리든) 구글이 이러쿵저러쿵한다는 게 혐오스럽기도 하고 비참하기도 하더라고. 지금 언론 환경이 엉망이 되면서 많은 뉴스·시사 채널들이 유튜브에 만들어졌는데, 그래봐야 결국 글로벌 독점 테크기업의 손아귀에 떨어진 건가하는 생각, 올바른 언론을 지향하지만 그들의 생명도 결국 광고와 쇼핑몰 운영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 때문에 말이야.
내 현실로 돌아와서, 그렇다고 현실 탓만 할 수는 없으니 대안을 생각중이야. 내 희박한 현실감각을 최대한 쥐어짠 아이디어가 있긴 한데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 당장 행동에 옮길 수는 없어. 그래도 이렇게 시간을 들여야 양심에 걸리지 않을 것 같아.
요 며칠 멘탈 관리에 실패해서 뉴스레터 발송이 들쭉날쭉해. 이해해 주시길.
아마도 코미꼬의 이 생각이 최선이 아닐까.
https://youtu.be/HtEnKJcMj1s?si=C8RWALEHCVUl4iEi
저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호찬님은 저보다 더 오래 고민하고 계신 선배님 같아요. ㅎㅎ
저도 소위 우리가 생각하고 정의하는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지는 않은 거 같아요.
그럼 뭐가 하고 싶은 걸까요? 참 어려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