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민은 아니고, 궁리랄까 뭐 그런 걸 하고 있는데 들어보겠소?
🐭 어서 나의 궁금함을 없애주시오.
👾 내가 수사학 공부를 하고 있었잖소. 그리고 엊그제 말했듯이 연설에 대해서도 궁금한 게 많소. 이 둘은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을 자네도 잘 알고 있을 것이오.
섣부른 가설이겠지만, 유튜브가 몰고 온 신(新) 영상시대와 함께 새로운 말의 시대도 오고 있는 게 아닌가 하오. 새로운 시대이니 우리 같은 기성세대에게는 해당되지 않겠지만, 변화의 주변에서 지켜보며 알아차리는 것도 있지 않겠소?
🐭 글자에 중독되어 변기에 앉아 샴푸 설명서라도 읽어야 안심이 되고, 문장을 쌓았다가 허물기를 레고보다 좋아하고, 자려다가도 말의 가벼움에 허탈해 두꺼운 솜이불도 걷어차서 2미터 이상 띄울 수 있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말에 대해서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이오?
👾 나는 사람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관심을 잃었다고 생각하오. 뭐든 눈에 보이는 것만을 인정하고 보이지 않는 것은 없는 것으로 생각한단 말이오. 그러나 알다시피 볼 수 없지만 알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것들은 얼마든지 있소.
그래서 나는 이 보이지 않는 것들과 말의 관계가 궁금해졌소. 어쩌면 글이 아닌 말로 더 잘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있지 않겠나하는 것이오.
🐭 그럼 말을 하고 그걸 글로 옮긴 것은 다른 것이오? 우리의 생각을 내놓는 방식이 다를뿐 아닌가 싶은데 말이오.
👾 나도 거기에 대해서는 모르겠소. 월터 J. 옹의 《구술문화와 문자문화》를 읽어놓지 않은 것이 아쉬울 뿐이오. 예전에 목차를 봤을 때는 관심 가는 부분이 거의 없었소. 그런데 다시보니 지금 내가 궁금해하는 것들을 거의 다 담고 있는 것 같소. 전자문화와도 연결된 내용이 있다보니 더 그렇소.
🐭 선생님께서 읽으라고 한 책 안 읽으면 그렇게 되는 거요. 자, 그럼 이 얘기는 저 책을 다 읽고난 후에 다시 하는 게 좋겠소.
👾 내 얘기 아직 안 끝났소. 물론 저 책은 읽어봐야 하겠지만 모든 해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소. 그래서 처음엔 한국어로 된 연설을 모아 리뷰해 보는 팟캐스트나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탐구해볼까 했었소. 그러나 문화적 특성상 한국어 연설은 그 수가 뻔할 것 같단 말이오.
🐭 그럼 어떻게 할 생각이오? 영어로까지 범위를 넓힐 생각이오?
👾 그건 내 능력 밖의 일이요. 그래서 생각한 건, 연설로 제한하지 말고 말로 발표되거나 공연된, 즉 드라마나 영화의 대화(또는 내레이션), 문학 작품 속의 대화 들도 리뷰해 보는 건 어떨까 하오.
🐭 할 수 있겠소?
👾 몇 번이나 할지는 해봐야 알겠지만, 일단 8월 안에 하나 만들어 보겠소.
🐭 기대해 보겠소. 화이팅.👏
https://brunch.co.kr/@jaehyukjung/201
" 고정관념에 묶여 아파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과 감정을 구원한다. 그리고 그의 드라마가 비범한 건 이 모든 것들을 말의 자리에서 해낸다는 것이다. 말장난처럼 보이는 대사의 나열은 통상적인 용법 밖의 의미를 끌어오고, 이례적인 말의 사용은 새로운 생각을 주조한다. 말이 삶을 구원하는 순간, 사카모토 유지의 드라마다."
허걱^^ 깜놀이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