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1: 책장
방바닥에 책이 너무 쌓여 있어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정리를 했어. 방 공간은 일정하고, 나가는 책보다 들어오는 책이 더 많으니 쌓일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한 이치. 손에 쥐었을 때 여전히 ‘마음이 설레이는’ 책들이 대부분이어서 내다버리기도 곤란해. 그래서 할 수 없이 정도를 벗어나 최후의 수단을 쓰고 말았어.
그건, 책장에 책이 꽂혀 있는 상태에서 그 앞에 한 번 더 꽂는 거야. 그 전에는 가로로 눕혀 놨는데, 그렇게 하는 것보다 세로로 꽂는 게 훨씬 더 많이 꽂히니까.
보다시피 이 방법의 치명적 단점은 뒤에 꽂은 책들이 안 보인다는 거지.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은, 뒤에 있는 책들의 목록을 앞에 붙여놓는 거야.
앞의 책들을 잠시 걷어낸다
뒤에 꽂힌 책들의 사진을 찍는다
앞의 책들을 다시 꽂는다
모든 칸의 사진을 찍은 후, 사진을 보고 책 목록을 작성한다
알맞은 크기로 프린트해서 책장 칸마다 붙인다(임시접착 테이프를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완료하면 사진 올릴게. 쓸만한지 한 번 봐줘.
해킹 #2: 파일
노트를 하고 나면 펀칭(#402)을 해서 3공파일에 보관을 해. 파일은 책, 주제, 강의 등으로 나눠서 정리하는데 지금 사용하는 3공파일이 여러 장이 들어가는 큰 사이즈라 노트로 꽉 채우지 못할 때가 많아. 그러다보니 이것도 공간 차지를 꽤 많이 하네. 보통 책 두 권 이상의 두께인 것 같아.
이것도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었어. 그래서 생각해 낸 건, 노트가 다 끝나기 전에는 3공파일에 보관하지 않고 흔히들 쓰는 ‘정부파일’에 보관하는 거야.
가격도 싸서 부담 없고, 어떤 노트가 들어있는지 손쉽게 메모할 수 있고, 등쪽 모서리를 접어서 쓰면 어느 정도 많은 양도 보관할 수 있고해서 좋은 것 같아. ‘모냥’은 좀 빠지지만 이번엔 실용성에 양보하기로 함.
해킹 #3: 독서카드
지금 쓰고 있는 독서카드는 아마존 베이직 인덱스 카드(4x6인치)야. 아마존 제품을 쓰고 싶어서 쓰는 게 아니라 국내 제품에는 블랭크(무지)이면서, 4x6인치(또는 A6)면서, 펀칭 구멍이 없으면서, 만년필에 적합한 종이로 만든 것이 없어. 그래서 이 제품을 그럭저럭 만족하면서 쓰고 있지.
그러나 이 카드에도 단점이 있으니, 종이질이 거칠고 균일하지 않아서 만년필이 부드럽게 안 나가고 걸릴 때가 종종 있고, 아주 약간 두껍지만 이것도 쌓이다보니 점점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는 거야. 그리고 이번에도 방법을 찾았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트 종이는 미도리 MD 페이퍼 코튼이야. 이 종이에는 면 펄프 20%가 함유되어 있어서 부드럽게 까칠하면서 아주 약간의 무게감과 두께감이 있지. 그래서 이 종이에 만년필로 글씨를 쓰면… 극락입니다. 이 종이로 만든 독서카드가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 말이야.
그래서 만들었습니다.🤣
이 종이는 원래 뜯어 쓸 수 있는 노트패드 형태로 나오는데, 한국 출시 15주년 기념으로 100장 낱장 제품이 나왔어. A4와 A5가 있는데 A5를 절반으로 자르면 4x6인치(101.6x152.4mm)와 거의 같은 A6(148x105mm)가 되는 거지.
지금은 일단 반으로 접은 후 커터로 잘라서 만들어봤는데, 절단면이 깔끔하지가 않아. 마침 집에 작두형 문서재단기가 있어서 그걸로 깔끔하게 만들어보려고 해. 기대 된다.
더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알려주세요!
책장 정리는 항상 고민인데 좋은 아이디어 얻고가요.
최종적으로는 이렇게 정리할 필요 없는 넓은 서재이지만 그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니...
이렇게 정리하다보면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겠죠. :)
3. 독서카드가 항상 고민입니다. 그렇게 열심이지도 않지만, 카드에 정리하는 프로세스를 생략하면, 노트앱에 정리하더라도 내용이 휘발되는 것 같네요. 일단은 주변에 쌓여있는 보통의 노트와 다이어리가 너무 많아서...그걸 다 소진 후에 말씀하신 미도리 노트를 사볼까 합니다. 카드/노트에 정리하고 그걸 vFlat으로 스캔 후 텍스트 변환하고, vFlat내에서 노트들을 일괄 선택한 후 텍스트 보내기 방식으로 Drafts 앱에 모아서 제목을 제대로 쓰고, 'Obsidian으로 보내기' 액션버튼을 누르면 제 노트 정리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