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nse Discovery〉(이하 〈DD〉) 231호에서 언급한 내용이 좋아서 그걸 소개해 볼게.
영국 광고업계 관련 단체에서 진행한 연구가 있어. 사람들이 자신의 가까운 미래(2030년)를 어떻게 꿈꾸고 있는지 조사한 내용이야. 〈DD〉에서 언급한 핵심만 인용해 보면,
'광고인 여러분, 우리가 무엇을 팔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볼 때입니다'라는 글에서는 광고계가 '좋은 삶'을 재정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소비를 장려하는 것에서 벗어나 연결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합니다.
저자들은 영국에서 실시한 자체적인 연구를 인용하며, 가까운 미래의 좋은 삶이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설문조사 응답에 포함된 세 가지 일관된 주제에 주목합니다:
사람들이 우리에게 아주 분명하게 말해준 것은 연결된 느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
사람들은 자신과 더 많이 연결되기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벗어나 더 느린 속도의 삶, 불안정성이 적으며, 자급자족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누리는 방향을 향해서 말입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도 더 많이 연결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가족 관계를 강화하고 보호하며, 더 많은 양육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른 사람들과 일상과 의식을 공유하기를 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은 자연과 더 깊이 연결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자연에 더 깊이 녹아들고 싶고, 더 지혜롭게 살고 싶고, 자연을 보호하고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연구 보고서의 결론: 2030년에는 이렇게 살고 있을 거라고 사람들이 생각한 삶은 ‘분리’보다는 ‘상호연결’된 삶이라는 것.
2021년에도 같은 조사를 했었는데, 세부적인 사항에 조금 차이는 있지만 큰 방향성은 변하지 않았어.
코로나를 겪으며 심한 고립 상태를 겪어보니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시간이 많았을 것 같아. 아마 영국은 한국보다 코로나 상황이 더 심각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이야. 그런데, 영국 사람과 한국 사람이 생각하는 게 크게 다를까?
사실 나도 어렸을 때부터 ‘독고다이’(이게 사전에 있네?) 기질이 강해서, 뭐든 혼자 하고 싶다,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며 살았어. 지금 돌아보면, 그 점이 나를 성장시킨 것도 있지만 그것의 다른 쪽 — 사람들과 뭔가를 함께하는 것에 있어서는 여전히 서툰 부분이 많아.
이미 지나온 시간이니 후회하고 싶진 않고, 앞으로의 시간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뭔가를 한다는 것에 대해 알고 싶고, 하고 싶다. 이렇게 뉴스레터를 쓰는 것도 그 일환이라 생각하고 있어.
경찰학과 범죄학에서도... "소외"를 줄여야 범죄를 줄일 수 있다는 견해가 주목받고 있어! 경찰의 역할이 범죄자를 효율적으로 때려잡는 것을 넘어서서, 소외된 사람들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궁극적으로 범죄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기야! 소외된(고립된) 사람들이 범죄의 타깃이 되기 쉬우니까, 소외는 복지문제에 그치지 않고 범죄라는 주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지!
이런저런 상황이나 살아온 시간 때문인지, 그간의 무언가를 나누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 여러 '연결'을 생각만 하곤 해요. 마지막 두 문단에 특히 공감하고 갑니다.
며칠 전부터 산책 길에 '나직나직 수진'이 읽어주는 <<세컨드 브레인>>을 듣고 있어요. 얼마 전에 소개해주셨을 땐 출판사 핑계 대며 안 읽겠다고 했는데, 듣다보니 나중에 한번 훑어봐야겠다 싶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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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고다이. 고려대한국어대사전 풀이가 "속되게"만 빼면 더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