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뉴스레터 제작에 영향을 준 것 중 하나가 Kai Brach라는 사람이 만드는 뉴스레터 〈Dense Discovery〉와 오프라인 매거진 〈Offscreen〉이야. 〈Offscreen〉이 표방하는 것은 '기술의 인간적인 면(The human side of technology)을 다룬다'는 것인데, 그 취지에 동감하는 바여서 계속 구독하고 있어.
주로 기술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싣고 있지. 꼼꼼히 다 읽지는 못하고 있는데, 다시 뒤적거려보니 《제품의 언어》에서 소개했던 트리시아 왕(Tricia Wang)의 인터뷰가 20호에 실렸었네.
오늘 〈Dense Discovery〉 135호가 왔는데, 충격적 이미지를 봤어. 아래 사진 뭐 같애?
추측해 봐.
답은 여기 있어.
그래. 중국 자전거 공유 서비스가 망해서 생긴 '자전거 무덤'이야. 난 상상도 못 했다. 무슨 옷감 같은 것을 확대한 건 줄 알았어.
지금 세상에서는 실리콘밸리가 승리하고 있으니까 다들 그 방식을 따라하고 있는 것 같아. 벤처 캐피탈리스트, 컨설턴트들이 만든 화려한 슬라이드가 선봉에 서서 나를 따르라, 하고 있는 것 같고 그래. 오래 전(1999년)에 나온 책이지만, 《디지털 자본주의》에서 분석했던 것이 거의 맞아 들어가고 있기도 하고.
국내에도 빅테크라 할 만한 기업들이 생기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까 궁금해. 그냥 막연히, 저런 방식이 얼마나 갈 수 있을지 말이야. 부러워서 그러는 걸 수도 있다는 거 인정.
내 마음 한편에는 Kai Brach처럼 독립적이고 자유로우면서 완성도 높은 매체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항상 남아있어. 세상에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자본의 논리가 우리 숨통을 쥐고 있으니 그 손가락 하나라도 비틀어보고 싶은 마음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