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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4, 2023·edited Mar 14, 2023Liked by Hochan Choi

10년쯤 전에 엄청 열정적인 기관장을 만났었지! 온갖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가득한 사람이었고 몹시 부지런하기까지 한 분이었는데, 우리 기관의 모든 것을 뜯어고치기 시작했지! 하루에도 생각나는대로 고치고, 고치고, 또 뜯어고쳤어! 슬슬 짜증이 나더라고! 저 사람 지금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알면서 저러는걸까? 제대로 설정된 목적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일들인가?

결론은 한 개인의 자기만족에 불과한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지! 하지만, 그 사람한테 얘기하지 못했어! 첫째, 나보다 많이 높은 사람이었고, 둘째, 열심히 해보겠다고 뛰어다니는 사람한테 당신이 잘못하고 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비관론자들에나 어울릴 것 같은 찜찜함 때문이기도 했어! 딱 하나, 일본식 표현인 것 같은 후생관 명칭을 바꿔야겠다는 아이디어에 딴지를 걸었고(바꾸려면 예산만 2천만원 넘게 들어감 - 대한민국 국회에도 후생관이 있으니 잘못된 이름이 아니라고 우겼음), 바꾸지 않기로 했어!

공직을 그만둔 지금, 지나간 나의 공직생활에서 가장 후회되는 점은, 왜 지휘관들에게 좀 더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을까 하는 점이야! 매사에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이 공직자의 가장 바람직한 모습일텐데 말이야! 물론 인간 사는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지만, 그렇더라도 좀 더 솔직해지려고 노력했어야 했다는 생각이(후회가)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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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아가는 듯하지만, 냉정히 말해 이것은 완료하는 순간을 뒤로 미루는 발산 행동"을 많이 해서 뜨끔했어요. 그런데 저 출판사엔 손이 안 가서 책을 읽을지는...

저도 새 패턴 만들기가 쉽지 않아 의기소침+포기+좌절+배짱 등등의 시기를 보내고 있어선지, 응원하고 싶네요.

옵시디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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