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다른 생각을 하고 싶을 때는 평소와는 다른 책을 봐. 오늘은 《현대미술, 이렇게 이해하면 되나요?》를 봤는데, 사실 이 책을 산 이유는 — 호주 여행 갔을 때 미술관에 갔었는데, 한 남자가 스케이드보드 타는 저화질의 영상을 계속 틀어놓은 작품이 있었어. 정말 평범한 영상이었는데 대체 이건 어떻게 예술이 되는 걸까라는 (이해할 수 없음에 약간의 😤부아마저 섞인) 의문이 생겼었지.
그래서 현대미술의 ‘비밀’을 알아채려는 시도를 해오고 있지만 여전히 모르겠는데, 이 책도 그 연장선상에 있어. 책 내용은 기대했던 바와는 조금 다른데, 현대에 등장한 미술사조 59개를 일종의 ‘템플릿’ 두 페이지에 하나씩 정리해놨어.

이 책의 도입 부분에서 미술사조의 네 가지 유형을 분류해 놓은 것도 흥미로웠어. 본문의 각 사조에도 해당하는 유형을 밝혀놓았지.
시각 예술의 동향 (TVA: Trend within the Visual Arts)
광범위한 문화적 경향 (BCT: Broad Cultural Trend)
미술가들 스스로 규정한 운동 (ADM: Artist-Defined Movement)
시간이 지나 적용된 명칭 (RAL: Retrospectively Applied Label)
〈L!stener〉라는 음악 잡지를 사두고는, 이제 보기 시작했다. 세계 여러 도시를 다니며 일반 시민들과 인터뷰하고, 음악이 있는 장소에 가서 음악을 수집해서 플레이리스트로 공유하는 식이야. 이번이 창간호인데 실린 도시는 베를린, 리옹, 파리, 리버풀, 런던 — 독일, 프랑스, 영국이네.
(여러 극단적인 방법이 있겠지만) 세상 사람을 두 종류로 나눈다면 음악을 찾아서 듣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눌 수도 있겠지. 이 잡지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음악을 찾아왔네? 앞으로도 계속 나와줬으면 해. 플레이리스트는 유튜브, 스포티파이에 공개해뒀더라고.
요즘 낮에는 애들 밥을 챙겨주고 있어. 첫째는 미술학원 방학특강을 하루에 8시간씩 듣고 있으니 든든히 먹여보내고 싶은데, 육고기는 안 먹다보니 메뉴 고르기가 까다로와. 오늘은 김치찌개, 새우까스, 계란후라이를 줬어. 둘째는 사춘기가 지난 줄 알았는데, 다시 온 건가? (혹시 중2병이 벌써?) 좀 헷갈리는데, 게임할 때 아니면 자기 방에서 나오질 않네. 먹는 것도 시원찮고. 아무튼 배가 안 고프다는 말은 믿을 수가 없어서, 사뒀던 돼지목살 꼬치 네 줄을 에어후라이어에 돌려서 줬더니 다 먹어버렸네. 부모님들이, 자식들이 배부르다고, 먹기 싫다고해도 답정너 목구녕에 밥을 밀어넣으시던 심정이 이런 거였나.😑
이제 집에서 ‘일’하니까 인터넷 환경이 중요하지 않겠어? 몇 달 전에 모뎀이 고장나서 새걸로 교체했는데도 와이파이가 간헐적으로 짧게 끊기는 현상이 반복돼서 큰맘 먹고 기가와이파이 상품으로 업그레이드 했어. 그래도 끊김 현상이 여전하고 공유기에서 멀리 있는 지점의 와이파이 속도가 만족스럽지 않아서 큰맘 먹고 최신 메시Mesh 와이파이 공유기로 교체했지. 무려 와이파이 최신 규약인 6E(7은 아직…)를 지원하는 걸로 말이지. 아직 6E를 사용할 수 있는 기기는 별로 없는데, 마침 오늘 본 기사로는 아이폰 15 프로, 맥스 버전에서는 지원할 것 같다고 하네. 아무튼 끊김 현상도 없어지고 속도도 빨라졌어. 업체에서 준 공유기, 확장기는 잘 처박아놔야겠구만.
종종 소개하는 오스틴 클레온이 영화에 등장한 노트(유료구독자용)에 대해 썼는데, 내 기억에 남아 있는 노트는 미국드라마 〈트루 디텍티브〉 시즌1에서 매튜 매커너히가 항상 들고 다니며 사건에 대해 글과 그림을 기록하던 큰 노트야. 그 노트가 장부 비슷하다고 매커너히가 ‘taxman’(세무 관리)이라고 불린다는 장면이 나오지.
이 노트가 캐릭터를 묘사하는 장치이기도 했는데, 문구 좋아하는 나에게도 인상적이었어. 따라해보겠다고 같은 크기의 로이텀 XL 노트를 샀었는데… 하! 그 무게는 항상 들고 다니며 쓸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소프트커버라면 좀 가볍겠지만 그건 하드커버처럼 받침 역할을 할 수가 없어서 저 사진처럼 아무데서나 펼쳐서 쓰기에는 거의 힘들다고 봐야지.
〈트루 디텍티브〉가 처음 나왔을 땐 지금처럼 OTT가 넘쳐나던 때가 아니어서 영상과 자막을 힘들게 구해서 봤었지. 그나마 자막도 번역이 이상하거나 싱크가 맞지 않아서 보기 힘든 경우도 많았고. 그때(2014년)만해도 저런 무비 스타들이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것이나 드라마 내용 자체도 파격적이라고 평가 받았던듯. 지금은 ‘웨이브Wavve’에 시즌 세 개 다 있네.
아내 말로는 〈어른 김장하〉라는 다큐멘터리가 그렇게 재밌다고. 유튜브에서 그냥 무료로 볼 수 있더라. 일단 찜.
매일 〈매불쇼〉를 보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어. 김어준 스타일은 싫고 방향성 있는 시사 뉴스, 분석, 논평, 난장, 개그, 막말, 연애, 과학, 영화평론 등이 함께 하는 뉴스를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잘 맞을 거야.
2월 4일 토요일은 입춘. 남대문 꽃상가에 꽃 사러 가야겠어. 요즘 기름값이 올라서 꽃값도 비싸겠지만, 예쁜 꽃으로 조금씩만 사서 와야지.
드라마 보는 내내 담배가 당겨 금연 유지하기 힘들다는 게 유일한 단점인, 트루 디텍티브. 시즌 1이 짱이에요. 매커너히도 멋졌고. 저는 무려 몰스킨으로 저 사이즈 노트를 샀었더랬습니다. 물론(...) 다 채우진 못했어요.
사람은 돈버는 일보다는 예술을 더 좋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막상 "예술"은 너무 어려운 것 같아! 그러다가 어쩌다가 신문 칼럼이나 단편적인 뉴스를 보면서, 또는 드라마의 한 장면이나 대사 한마디, 주제가 한 소절에 "오호~~ 이거 예술이네!" 감탄할 때가 있지! 진짜 눈물을 흘리며 울 때도 있어! 심지어 어떤 때는 가슴이 짜릿짜릿한 전율이 느껴지면서 살아있는 것 자체가 감사한 마음이 몸안에 가득 맴돌 때가 있어! 1년에 몇번씩 그런 느낌이 들 때마다 존재 자체가 참 예술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이노무 삶 자체가 예술이라면 추가로 너무 예술적일 필요도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 가족들 너무 부족하지 않게 돈만 벌면서 살아도 인생은 예술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