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연히도 흑인 인권과 관련된 미국 드라마들을 연이어 보게 됐어. 이번에 정주행한 드라마는 〈러브크래프트 컨트리〉인데, 9회에 등장한 음악 하나가 특히 너무 좋았어. 정확히는, 가사로 쓰인 소니아 산체스라는 시인의 시詩 ‘Catch the Fire’가 너무 감동적이었던 거지.
‘Don’t Kill Dub’ (Poem by Sonia Sanchez)
〈러브크래프트 컨트리〉는 동명의 원작 소설이 있어. 미국에서도 호평과 인기를 모두 얻었다고 해. 하긴 그러니까 HBO 드라마로도 만들어졌겠지.
평소에 SF는 좋아하지만 판타지, 호러 장르는 내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에, 작가 러브크래프트가 크툴루 신화라는 세계관의 창조자라는 것 외에는 아는게 없었어. 그런데 이번에 관심이 생겨서 찾아봤더니 문제가 많은 인물이기도 했더군. 인종차별주의자에 (나중에 철회했다고는 하지만) 나치지지자였다니.
이제서야 〈러브크래프트 컨트리〉라는 제목이 이해가 가. 소설의 이야기는 두 개를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하나는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세계관, 다른 하나는 러브크래프트와 같은 (괴물 그 자체인) 백인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잔뜩 등장하는 짐크로 법 시대의 미국이야. (‘미국의 백인’들은 이 드라마를 보고 어떤 기분이 들었을지 궁금.🤔)
이쯤되니 러브크래프트는 어떤 인물일까라는 의문에 도달하더군. 그의 작품들을 읽는 것으로는 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았는데, 마침 적절해 보이는 책이 있더라고. 미셸 우엘벡이 쓴 《러브크래프트: 세상에 맞서, 삶에 맞서》인데, 책소개를 보니 러브크래프트에 대한 상찬이 아니라 “시골에서 따분하게 살던 청교도적 금욕주의자 러브크래프트가 어떻게 인종차별주의자, 나치지지자가 되며, 어떻게 ‘맹목적인 공포와 경탄이 소용돌이’ 치는 크툴루 세계관을 창조하는지”와 같은 그의 모순에 대해 파고든 것으로 보여. 그리고 그 모순이 생겨난 이유는 현대와도 동떨어져 있는 것 같지 않네. 빨리 읽어보고 싶군.
소니아 산체스가 낭독한 다른 버전의 ‘Catch the Fire’야. 스포큰 워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불타오르네.
‘Catch the Fire’ by Sonia Sanchez
(Sometimes I wonder: What to say to you now in the soft afternoon air as you hold us all in a single death?) I say— Where is your fire? I say— Where is your fire? You got to find it and pass it on. You got to find it and pass it on from you to me from me to her from her to him from the son to the father from the brother to the sister from the daughter to the mother from the mother to the child. Where is your fire? I say where is your fire? Can’t you smell it coming out of our past? The fire of living…not dying The fire of loving…not killing The fire of Blackness…not gangster shadows. Where is our beautiful fire that gave light to the world? The fire of pyramids; The fire that burned through the holes of slaveships and made us breathe; The fire that made guts into chitterlings; The fire that took rhythms and made jazz; The fire of sit-ins and marches that made us jump boundaries and barriers; The fire that took street talk sounds and made righteous imhotep raps. Where is your fire, the torch of life full of Nzingha and Nat Turner and Garvey and DuBois and Fannie Lou Hamer and Martin and Malcolm and Mandela. Sister/Sistah Brother/Brotha Come/Come CATCH YOUR FIRE…DON’T KILL HOLD YOUR FIRE…DON’T KILL LEARN YOUR FIRE…DON’T KILL BE THE FIRE…DON’T KILL Catch the fire and burn with eyes that see our souls: WALKING. SINGING. BUILDING. LAUGHING. LEARNING. LOVING. TEACHING. BEING. Hey. Brother/Brotha. Sister/Sista. Here is my hand. Catch the fire…and live. live. livelivelive. livelivelive. live. live.
좀 늦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