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키보드를 바꿨다.
키보드에 엄청나게 까다로운 편은 아니지만, 많은 시간 사용하는 물건이니까 되도록이면 타이핑할 때 기분 좋은 걸 쓰려고 해.
회사에서는 정전용량 방식인 리얼포스 균등 55g으로 쓰고 있는데, 키감이 아주 좋지. 기계식처럼 소리도 크지 않고 윈도우에 맞는 키배열이니까 사무실에서 쓰기도 좋아.
집에서는 역시 정전용량 방식인 해피해킹 키보드를 써보려고 했는데, 단순한 게 아니라 부족한 그 키 배열에 결국 쓰는 걸 포기했어. 키감은 정말 환상적인데 아깝다.
내 방에선 타이핑 소리가 커도 상관 없으니까 기계식 키보드를 쓰는데, 갈축, 청축 스위치를 모두 써봐도 만족스럽지가 않고 좀 질리더라고. 키를 눌렀을 때 그 끝에서 느껴지는 쫀득함이 부족해. 그래서 새로운 키보드를 골랐어.
Mac에 적합한 기계식 키보드는 많지 않은데, 혹평도 많지만 나는 만족하면서 쓰는 키크론Keychron 모델 중에서 선택했고, 이번에는 적축, 청축, 갈축 중에서 고르는 게 아니라 좀 특이한 녹축 스위치로 교체하려는 계획을 세웠어.
설명에 따르면 녹축은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명확한 느낌을 주는 짤각거리는 소리와 타건 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리듬감과 손맛이 매력적으로, 청축보다 강한 저항감으로 좀 더 묵직한 느낌을 준다”고 해. 청축 키압이 60±15gf인데, 녹축은 80±15gf이니까 좀 높지. 지금도 아직 익숙치는 않은데, 대충 슬쩍 누르면 입력이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네. 그래도 키감은 아주 만족스러워.
스위치 교체 과정은 어렵진 않은데 시간이 좀 걸리고 번거로와. 일단 스위치를 교체할 수 있는 핫스왑용 키보드와 거기에 맞는 녹축 스위치를 함께 사서, 키캡과 스위치를 모두 분리한 후 새로운 스위치와 키캡을 끼우면 돼.
지금 쓰고 있음. 😆좋다.
2. 새 만년필 두 자루 소개
새 만년필 몇 자루를 샀는데, 다 소개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그 중에 만족스러운 거 두 자루만 인사 시킬게. 311호에서도 얘기했지만 이제 스틸촉 만년필에 대한 편견이 많이 없어졌어. 특히 레오나르도는 굳이 비싼 돈 내고 금촉을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스틸촉 필기감이 좋아. 이번에 쓰게 된 Momento Zero Grande Pura 모델도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았어.
한 가지 잉크만 쓸 때는 잘 못 느끼던 거였는데, 여러 가지를 써보니 잉크가 필기감에 주는 영향이 큰 것 같아. 사실, 같은 레오나르도 펜을 써도 잉크에 따라 느낌이 좀 다르긴 해.
스틸촉에 강한 만년필 브랜드 중 하나가 에스터브룩Esterbrook인데, 이 미국 브랜드에 대해서는 볼만한 글이 있지. 여기서 두 번째 만년필로 에스티 코어 오버사이즈 선플라워를 골랐는데, 이전에 산 에스티 코어 F촉은 약간 굵게 나오는 느낌이 들어서 이번에는 EF촉으로 했어. 좋네. 사실 이 굵기라는 것도 어떤 흐름의 잉크를 넣느냐에 따라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한 것 같아. 어떤 잉크는 너무 하다 싶을 정도로 줄줄 흘러나오는 것도 있더라고.
요즘 만년필 쓸 때 캡 포스팅을 안 하고 쓰는데, 그 편이 균형이 더 잘 잡혀서 글씨도 더 잘 써지는 것 같아. 특히 큰 크기의 펜들이 더 그런 것 같네.
[광고 아님] 새 만년필 찾고 있는 분들한테는 레오나르도 만년필 적극 추천하고 싶어. 레오나르도는 외국에서도 금방 매진이 돼서 국내에 재고 있을 때가 별로 없는데, 이번에 많이 들어왔더라고. 그런데 이탈리아 공홈에서 파는 것보다 가격도 훨씬 저렴해. 여기 펜이 무겁지 않고 균형, 만듦새도 좋고 예뻐. 국내에서 파는 곳은 한 군데 밖에 없으니까 검색하면 금방 나올 거야. 여기서 링크하긴 좀 그렇고.
3. 새로운 독서카드가 오긴 왔는데…
지금 쓰는 독서카드가 다 좋긴 한데, 너무 두꺼워서 카드보관함 공간 차지를 좀 많이 하는 것 같아서 더 나은 걸 찾아봤어. 미국 아마존에서 더 나아보이는 독서카드를 고르고 주문하려니까, 이건 뭐 배송비가 비싸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 그런데 잠깐. ‘종이’하면 일본이잖아. 왜 그 생각을 못했지? 그리곤 일본 아마존으로 갔지. 역시 괜찮은 제품도 있고 배송비도 비싸지 않더군.
너무 외국 제품만 좋아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모닝글로리에서 4x6 크기 무선 독서카드 만들어주면 그것만 쓸 겁니다. 근데 없어요… 라고 쓰고는, 혹시나 해서 모닝글로리 홈페이지를 오랜만에 가봤더니 그새 나온 게 있었네?😱 A6 (148x105mm)니까 정확히 4x6인치(152×102mm)는 아니지만 거의 비슷하고, 내 카드보관함에 들어가니까 쓸 수 있지. 150g 유광지라고 하는데, 조금 얇을 수도 있지만 한 번 써봐야겠어. A6 방안 카드도 있네.
아무튼 이미 주문한 Correct Information Card 6x4 Blank가 왔는데, 이런 류의 제품을 많이 만드는 회사더군. 일단 두께, 종이질은 적당해 보였어. 그런데 만년필로 써보니, 쓰던 카드보다 살짝 번지는 느낌이 들더군. 뒷면에 비치는 건 다행히 없고.
사실 국내 제품 좋은 게 있으면 그걸 쓰는 게 훨씬 좋지. 배송비 들일 필요도 없고, 주문하면 금방 오고 말이야. 모닝글로리 카드도 써보고 알려줄게.
오늘 창덕궁에 꽃구경 갔다왔어. 매화, 산수유 등이 한창이고, 식물원에 예쁜 꽃들이 많이 폈더라.
창덕궁에 벌써 꽃들이 피었네요! 어제 청계천을 걸었는데 찬바람이 엄청 많이 불더라구요. 늘 건강유의하시면서 뉴스레터 발행해주세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