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진을 찍어봐야 애들이거나 고양이이거나.
그것도 애들이 좀 큰 이후에는 줄어든 게 사실이지.
스마트폰이 없을 때는 꾸역꾸역 무거운 사진기를 지고 다니며 찍었는데
이제는 항상 손에 쥐고 있으면서도 무심해졌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것 같던 녀석들이 이제는 머리가 커서 말은 씨도 안 먹히는데,
그건 고양이들도 마찬가지. 이제 내 말 듣는 건 시리 정도.
그래도 애들(사람) 어렸을 적 사진을 보면 그렇게 귀여워.
그럴 땐 얼마 전에 산 인스턴트 포토프린터로 뽑아서 미니 앨범에 보관하고 있어.
우리가 클 때 사진앨범은 일단 크고 무거운 거였지. 귀한 사진을 많이, 오래 보관해야 하니까(금고?).
그래서 한 번 꺼내보려면 뭔가 계기가 있어야 했달까, 큰맘 한 번 먹어야 했달까.
최근에도 어릴 적 생각만 하고 큰 사진앨범 몇 권을 사서 정리해 보려고 했지만
그건 ‘쉽게 보기’보다는 또 다른 ‘보관’이 되다보니 재미가 없더라.
미니 앨범은 그게 좋더라. 근처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넘겨볼 수 있어서.
예전에 그런 사람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 자기는 여행 가면 사진을 딱 한 장만 찍는대.
그러면 여행에 집중할 수 있고, 나중에 그 한 장만 봐도 그때 기억들이 다 떠오른대.
따라하진 못하겠더라. 언제가 결정적 순간일지 모르니까. 그것도 FOMO였을까.
딱 한장만 찍기엔 음식사진 일색일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