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회사에서 맡은 일이, 혼란에 둘러싸인 문제를 찾아 해결해야 하는 것이라서 맘이 편치 않은 상황인데, 퍼뜩 떠오른 것이 ‘커네빈 프레임워크’(239호 참고)였어. 커네빈처럼 무질서와 혼돈을 전제하고 있는 생각의 틀이라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지. 내 머리 속에는 커네빈에 대한 단편적인 내용만 들어 있어서 좀 더 깊이 알고 싶어졌어.
한국어로 된 책이 없다는 건 저번에 확인했으니 인터넷 자료를 검색해봤지. 자료 몇 개가 있긴 한데 대부분이 영문 위키피디아 ‘Cynefin framework’ 내용 정도의 핵심 요약이어서 깊게 들어갈 수 있는 건 없더라고. 그나마 꼼꼼하게 정리해 놓은 ‘커네빈 프레임워크’(Solvercube)라는 글이 참고가 됐어.
이 글에서 참고자료로 언급한 논문 세 편을 다운로드 받고,
C.F. Kurtz and D.J. Snowden, “The new dynamics of stretegy: Sense-making in a complex and complicated world”, IBM Systems Journal, Vol 42, No 3, 2003.
D.J. Snowden and M.E. Boone, “A Leader’s Framework for Decision Making”, Havard Business Review, November 2007.
S.M. Geron, “21st Century strategies for policing protest”, Naval Postgraduate School, March 2014.
커네빈 프레임워크의 창시자인 데이브 스노우든의 2021년 논문도 찾았어.
Snowden, D. and Rancati, A., Managing complexity (and chaos) in times of crisis. A field guide for decision makers inspired by the Cynefin framework, Publications Office of the European Union, Luxembourg, 2021
논문들은 특정 측면만을 다루고 있을 수 있으니 일단 시작은 책부터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역시 데이브 스노우든과 동료들이 집필한 《Cynefin - Weaving Sense-Making into the Fabric of Our World》을 전자책으로 샀어. 평점은 별 1개부터 5개까지 다양한데, 평균 4.3개네. 방법론 자체가 쓸모 없다는 비판도 있고, 이미 커네빈을 알고 있던 사람들은 책에 새로운 내용이 별로 없다는 불평도 있어. 그 반대의 평가가 훨씬 더 많긴 하지만.
이런 도식화된 방법론은 경영 컨설턴트들이, 반짝거리는 신기한 것으로 사람들을 홀려서 장사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 사실 틀린 말도 아니야. 그런데 우리가 여러 가지 문제해결이나 의사결정 방법론들로 스스로 사고하는 방식을 훈련해 본다면 의미가 있다고 봐. 자신의 주관, 하나의 방법론만 고집한다면 그게 더 문제가 되겠지. 🔨망치 하나로 모든 일을 처리하려는 게 아니라 여러 도구들을 공구 상자 안에 넣어뒀다고 상황에 적합한 도구를 꺼내 쓰거나 결합해서 쓰는 게 가장 좋지 않겠어?
영어로 봐야하니 마음이 불편하긴 한데,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는 것보다는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읽는 게 현실적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