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내 직업과 관련된 책을 읽었어.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분야에서는 이미 고전이 되어버린 《인스파이어드》의 저자, 마티 케이건의 새 책(공저) 《임파워드》 한국어판이 얼마 전에 출간된 걸 발견하고 부랴부랴 주문해서 오늘 통독을 했네. 작년 12월에 영어판이 출간된 후에 한국어판은 언제 나오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일년이 지나기 전에 나와서 다행이다.
《인스파이어드》가 프로덕트 매니지먼트/매니저에 대해 다룬 책이었다면, 《임파워먼트》는 제품 리더를 위한 책이야. 구체적으로는 ‘기능 개발팀’을 ‘임파워드 제품팀’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에 있어서 제품 리더의 역할과 책임을 다루고 있지.
마티 케이건의 책이 교과서로 좋은 이유는 이론적인 측면과 실무적인 측면을 모두 꿰뚫어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야. 그리고 원칙을 제시하지만 그것이 항상 모든 조직과 상황에 적용되야 한다고 고집하지 않고 현실적인 조언을 하는데, 그것 역시 풍부한 실무 경험에서 나온 것이겠지.
책은 81개의 챕터가 10개의 파트로 묶여있는 구성이야. 정말 좋았던 건 최근 몇 년간 내 커리어로 발전시켜야 할지 고민했던 영역에 대해 거의 모든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었어. 가령, 코칭(파트2), 인사(파트3), 제품 비전과 원칙(파트4), 팀 구조(파트5), 제품 전략(파트6) 등이 대표적이야.
코칭을 위한 1:1 미팅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시하며,
분명히 말하지만, 성과 평가에서 놀랄 일은 없어야 한다. 지난 몇 달 동안 모든 것이 심도 있게 이미 논의되었어야 하기 때문이다. … 지금 당장 명심할 중요한 점은, 성과 평가가 인재를 개발하는 핵심적인 도구가 아니라는 것이다. 핵심 도구는 매주 하는 1:1 미팅이다. (p.61)
라고 얘기하는 부분에서는 반성을 하기도 했지.
또 다른 내용으로는, 평소에 스포츠팀 조직/코칭과 프로젝트 매니저 업무와의 대한 연관성에 대해 궁금함이 있었는데, ‘역량과 성품’(챕터26)의 ‘성품’에 대해 다루는 내용에서 뉴질랜드 럭비 국가대표 ‘올블랙스(All Blacks)’라는 존재도 처음 알게 되고, 그들이 팀의 선수와 코치를 평가할 때 가지고 있는 명확한 규칙은 “나쁜 놈은 자리가 없다는 규칙(No Asshole Rule)”이라는 것도 알게 됐어. 올블랙스라는 팀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어.
통독만 한 상태여서 구체적인 내용은 여러 번 읽어서 내 걸로 만들어야 겠지만, 《인스파이어드》와 더불어 프로덕트 매니지먼트에 대한 내 교과서가 되리라는 건 분명해. 사실 이론을 숙지하는 건 쉬운 일이고, 그걸 내가 처해있는 조직에 맞게 활용하는 건 또 다른 도전이긴 하지만 말이야.
통독하며 붙인 점 스티커는 모두 116개. 색인을 제외하고 334페이지인 책이니까 35% 정도의 비율이네.
이 쪽 분야에 관심 있거나 종사하고 있는 분들에게는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야.
읽고 있어. 좋네.
나두 읽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