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예쁜 점(dot) 스티커를 샀는데, 이걸 어디에 써먹을까 궁리를 하다가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어.
난 책 읽을 때 빈손으로 그냥 읽는 건 허전해서 잘 못해. 책에 밑줄을 긋거나 형광펜으로 하이라이트 표시하는 게 학습에 별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도 말이야. 나는 최소한 연필로 밑줄을 긋거나 카드나 노트에 옮겨 적어야 안심이 되거든. 그래서 책을 빨리 읽지 못하는 것도 있어.
그런데 굳이 노트 정리까지 하면서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은 빨리 읽고 싶은데, 마침 이 점 스티커가 떠오른 거지. 손에 연필을 들고 있으면 뒤로 갈 수록 계속 밑줄을 긋는 게 많아지게 되고 독서 속도가 떨어지니까, 나중에 따로 볼만한 필요가 있겠다는 부분에 이 스티커를 붙이는 거야. 최대한 한 페이지에 하나만 붙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말이지. 색깔 구분은 의미 없고 그냥 예쁘면 되는 걸로.
밑줄을 그을 때는 이 단어에서 이 단어까지라는 정확한 구간이 있지만, 이 스티커 방식은 대략 그 영역이라는 느낌으로 표시해 두는 거지. 확실히 밑줄을 긋는 것보다는 속도감 있게 넘어갈 수 있는 것 같아. 지금 읽는 책이 어려운 책은 아니어서 그런 걸 수도 있으니 다른 책 읽을 때도 좀 해봐야 함.
꿀 같은 사흘 연휴가 끝났네. 주4일제(월요일 휴무)인 회사를 다니고 있는 아내는 오늘 아침에 나보고 출근 준비 안 하냐고 깨워서 좀 황당했음. 자기도 깜빡했대. 아니 깜빡할 게 따로 있지…😭
연휴 종료 기념으로 플레이리스트 하나 소개할게.
작년에 강원도 양양에 놀러갔을 때 한 카페에 갔었는데 선곡한 음악들이 너무 좋은 거야. 그래서 계산하고 나오면서, 음악이 너무 좋은데 플레이리스트 좀 공유해 주실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전화번호 남겨주면 보내주겠다고 흔쾌히 메모지를 내미시더군. 그런데 며칠을 기다려도 문자가 안 와서 음, 바빠서 잊었다보다 했는데 두 주쯤 지난 후에 드디어 온 거야. 그래서 그 플레이리스트를 한동안 열심히 들었었지.
혹시나 업데이트된 게 있을까하고 오늘 들어가봤더니 한 달 전쯤에 새 플레이리스트가 올라왔네. 즐거운 감상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