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 구어(口語)로 뉴스레터 써보기
이제 뉴스레터를 쓸 때 녹음을 먼저 한 다음에 그걸 글로 옮기기로 했어.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무게를 내려놓고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내 보려고 반말(半-)로 뉴스레터를 쓰기는 하는데 의외로 문장을 끝내는 종결 어미가 다양하지 않더라고. 쓸 수 있는 게 몇 개 없어. 국어사전의 ‘반말’ 항목을 보면 ‘-아/어’, ‘-게’, ‘-지’, ‘-네’, ‘-데’, ‘-는군’, ‘-거든’, ‘-는데’ 등을 쓸 수 있다라고 하는데, 이렇게 보면 많아 보이는데 정작 써보면 억지로 하는 건 같은 느낌이 날 때가 많아.
그래서 이게 내 짐작으로는, 문어(文語, 이하 '글말')를 가지고 구어(口語, 이하 '입말')를 흉내내려다 보니깐 그런 한계가 오는 건 아닐까? 그래서 처음부터 입말로 한 번 작성해 보고 글말로 옮겨 보면 어떨까 싶은 거지. 입말, 글말 각각에 장단점이 있으니깐 그것들을 결합해 보면 뭔가 또 다른 장점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도 있고. 그리고 어제 뉴스레터(120호)에서도 말했지만, '포에틱 슬램'이라든가 '스포큰 워드' 같은 것들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져서 이런 식으로 입말의 가능성을 실험해 보는 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려면 차라리 팟캐스트를 하는 건 어떠냐고 할 수도 있는데 사실 팟캐스트를 해보긴 했지. 그런데 음질 신경 써서 녹음도 해야 하고, 편집도 해야되고, 파일 올릴 곳도 신경 써야 하고 뭐 그런 신경 쓰고 시간을 들여야 할 것들이 있어. 언젠간 다시 해 볼 생각은 있는데 지금은 뉴스레터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으니까 일단 집중해서 열심히 해 본 다음에, 팟캐스트를 하게 되면 뭐 병행을 하든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재밌는 건 내가 팟캐스트를 만들 때는, 원고를 다 쓰고 그걸 최대한 말하듯이 자연스럽게 읽으려고 했었는데, 지금은 그 반대가 됐네.😅
사실 말로 한 걸 바로 글로 옮기는 건 읽는 사람이 이해가 잘 안 될 수도 있고 해서 글로 옮기면서 편집이 많이 될 것 같기는 해. 그래도 한 번 실험을 해 보는 거지. 사실 뭐 인터뷰 기사 같은 것들도 구어를 옮긴 거긴 하지만 신문, 잡지 등의 매체 특성이 반영되는 것 같은데, 나는 개인이 독백하듯이 얘기한 거를 옮기는 거니까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지. 몇 번 해서는 그 특징을 알 수는 없을 것 같고 좀 여러 번, 오랜 시간 해봐야 그 차이를 알 수 있을 것 같네.
그리고, 음성파일을 들으며 직접 녹취하는 것보다 Just Press Record 같은 녹음 앱을 쓰니까 편하네. 생각날 때마다 조각으로 기록해 둘 수도 있고. 작업 방식은 정립되면 나중에 정리해서 올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