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읽기 《하이브 마인드》, '커뮤니케이션 과부하 시대의 일하기에 대해 다시 상상하기'
오늘 칼 뉴포트(Cal Newport)의 신간인 《하이브 마인드》(A World Without Email: Reimagining Work in an Age of Communication Overload)가 도착해서 빠르게 훑어봤어. 지금 읽고 있는 책들도 많고, 이 책은 실용서에 속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쏟을 수는 없으니까 핵심만 파악한 후 필요한 부분만 따로 읽기로 함.
칼 뉴포트는 공부하기, 생산성, 특히 디지털 생산성과 관련된 책을 많이 썼고, 주목을 많이 받는 학자야. 기본 태도는 ‘현대인은 디지털 기술을 남용하고 있다. 꼭 필요한 상황에만 영리하게 절제해서 써야 한다’라고 보면 돼. 《딥 워크》, 《디지털 미니멀리즘》 같은 저서 제목만 봐도 확실하지.
이번 책도 그 연장선 위에 있는데, 대안 네 개를 이론화하고 각 대안마다 사례, 실천 방안을 풍부하게 넣어서 구체화한 것 같아. 일단 ‘하이브 마인드’는 원서 제목은 아니야. ‘하이브 마인드 활동과잉’에서 가져 온, 이 책에서 극복해야 할 문제의 근원으로 보고 있는 개념이지.
하이브 마인드 활동과잉(hyperactive hive mind workflow): 이메일이나 인스턴트 메신저 서비스 같은 디지털 의사소통 도구에서 오가는 비체계적이고 무계획적인 메시지와 지속적인 대화를 중심축으로 하는 업무 흐름.《하이브 마인드》 중
현대 지식노동자들에게는 너무 익숙한 개념이지. 저자는 이걸 극복하는 대안으로 네 개의 원칙을 제시해.
주의 자본 원칙(The Attention Capital Principle): 정보에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가치를 더할 수 있는, 뇌의 능력을 더욱 잘 살리는 업무 흐름을 찾아내면 지식 부문의 생산성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원칙.
절차 원칙(The Process Principle): 지식 노동에 영리한 생산 절차를 도입하면 성과를 크게 높이고 일을 훨씬 덜 힘들게 만들 수 있다는 원칙.
프로토콜 원칙(The Protocol Principle): 업무 현장에서 언제 어떻게 협력할지를 최적화하는 규칙을 설계하는 원칙. 단기적으로는 힘들지만 장기적으로는 훨씬 생산적인 운영으로 이어진다.
전문화 원칙(The Specialization Principle): 지식 부문에서는 더 적은 업무를 하되 각 업무의 질과 책임성을 높이는 것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원칙.
이 책은 지금까지의, 저자의 주장을 가장 구체화해서 써낸 것으로 보이고, 동시에 앞으로 같은 주제로 무슨 내용을 더 쓸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긴 해. 솔직히 이런 류의 책들에서 ‘포드 자동차’ 사례는 이제 지겹다 지겨워. 칼 뉴포트도 이런 얘기 한 번 더 하면 그만 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