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읽기 《감시 자본주의 시대》 (3)
1부는 ‘감시 자본주의의 토대’라는 제목처럼, 감시 자본주의가 어떤 역사적, 경제적, 이론적 배경에서 생겨나게 됐는지를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해.
1. 2011년 8월 9일이라는 구체적인 날짜를 상징으로 사용하는데, 이 날은 세 사건 — 애플의 시가총액이 엑손모빌을 넘어섬, 런던에서 공권력 과용에 항의하는 대규모 폭동 발생, 스페인 시민들이 구글에게 ‘잊혀질 권리’를 요구 — 이 벌어졌다고 함
I. 애플의 해킹. 냅스터가 음악 산업을 해킹했다면 애플(구체적으로는 아이팟+아이튠즈 뮤직 스토어+아이폰)은 자본주의를 해킹한 것으로 보이는데,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새로운 역량으로 소비 경험을 ‘역위invert’시켰음.
상반되는 두 개의 역사적 힘 — 근대화 그리고 신자유주의 패러다임 — 이 파괴적 충돌을 일으켰기에 애플의 기적이 가능했고 감시 자본주의도 성공할 수 있었음
II. 두 현대성. 헨리 포드가 만들어 낸 표준화, 대량 생산, 낮은 단가라는 새로운 논리의 변혁적 힘. ‘5달러의 날’(노동자 임금을 두 배 이상 인상함) → 호혜성의 조직 논리를 상징함. 대량 생산 기업들은 지역사회에 의존했고, 이러한 의존은 제도화된 호혜 관계로 이어짐.
함의: 새로운 시장 형태가 가장 생산적이려면 사람들의 실질적 요구와 사고방식에 맞게 모양을 갖추어야 함.
에밀 뒤르켐의 통찰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시금석. 전면적인 변화를 가져온 ‘원인’은 사람들의 요구가 변화한 것임. “우리가 전문화하려는 이유는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전문화가 우리를 새로운 존재 조건 속에서 살 수 있게 할 것이기 때문”.
자본주의의 합리성은 사람들이 자신의 시공간에서 맞닥뜨리는 존재 조건과 씨름하면서 삶을 효과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느끼는 욕구를 반영함
1차 현대성 대표 - 포드. 2차 현대성 대표 - 애플.
‘개인화individualization’ 개념을 신자유주의의 ‘개인주의individualism’ 이데올로기와 혼동하면 안 됨.
개인주의 이데올로기는 성공, 실패의 모든 책임을 원자화되고 고립된, 가공의 개인에게 떠넘김. 이때 개인은 관계, 커뮤니티, 사회로부터 단절되어 끊임없는 경쟁 속에 갇힘.
평생에 걸친 자아 발전의 모색과 관련된, 심리적 ‘개성화individuation’ 과정과도 다름.
개념 정리: 개인화, 개인주의 이데올로기, 개성화
1차 현대성. 많은 사람이 전통적인 규범이나 의미, 규칙으로부터 분리되면서 삶이 ‘개인화’된 시기. 열린 결말을 갖게 됨. 계층적 사회 계약과 대중사회 탄생.
2차 현대성: 개별적인 자아에 대한 인식. 그 생득권에는 자유와 의무라는 양날이 있음. 새로운 ‘개인들의 사회’ 등장함. 선험적인 사회규범보다 개인적 정체성을 더 중요하게 여길 근거를 강화함. 해방적 잠재력도 있었지만 삶은 더 힘들어짐. 신자유주의 패러다임이 끊임없이 방해함.
1차 현대성은 집단적 해결을 위해 자아의 성장과 표현을 억압했지만, 2차 현대성에 의하면 자아는 우리가 가진 전부임.
디지털 환경이 우리의 목소리를 증폭시키고 우리가 스스로 선택한 관계를 패턴화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함.
두 서사의 충돌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몇 가지 주제는 → 애플의 ‘기적’과 감시 자본주의의 잉태 및 성장 두 가지 모두를 소환한 존재 조건.
III. 신자유주의적 서식지. 1970년대 중반 전후의 경제 질서라는 배경이 있음. 미국과 영국이 가장 많은 영향 받음. 케인스주의로부터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밀턴 프리드먼의 신자유주의로 이행. 자기조정시장(self-regulating market)이 모든 국가 감독 형태로부터의 급진적 자유를 요구하기 시작함. 부와 권력의 불평등을 용인 및 찬미함. 하이에크의 이념은 새로운 기업의 상, 즉 기업의 구조와 철학, 사회와의 관계 등에 지적 상부 구조와 정당성을 제공함 → 감시 자본주의 기업에 앞서 일어난 또 하나의 결정적 선행 사건
주주 가치 운동 → 마이클 젠슨, 윌리엄 메클링. 20세기 기업의 친사회적 원칙. 시장에서 가치를 나타내는 신호인 주가를 새로운 인센티브 구조의 기반으로 삼아 결국 경영인의 행동을 주주의 이해관계와 일치시키는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함.
경쟁적 시장의 규율은 제멋대로인 개인들을 침묵하게 하고, 더 나아가 살아남는 데 급급하여 불만을 가질 틈이 없는 존재로 변형시킬 것으로 보였음.
이중 운동double movement → 신자유주의의 기치 아래 파괴됨. 20세기의 마지막 20년을 거치면서 신자유주의 광풍이 몰아침.
세기가 바뀔 무렵, 감시 자본주의의 기본 메커니즘이 막 모양새를 갖추기 시작하면서, ‘주주 가치 극대화’가 기업의 ‘목적 함수objective function’로 널리 인식됨
소유와 경영의 완벽한 합일을 뜻하는 ‘기업가entrepreneur’에 대한 동경은 거의 신화적인 수준에 이르고, 뻔뻔함, 경쟁 상황에서의 교활함, 지배력, 부를 갖춘 단 하나의 미화된 형상이 2차 현대성에 내재되어 있던 풍부한 잠재력을 대체하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