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최소한의 디지털 서비스만 사용해야 한다면?
문득 ‘내가 디지털 기술에 너무 종속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특히 각종 모바일 서비스들과 관련해서 말입니다. 직업과 관련돼 있다는 이유로 혹시 남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과 함께요. 만약 내 직업과 상관 없이 일단 꼭 필요한 기술이나 서비스만 써야 한다면 내 스마트폰에서 무엇이 남을지 따져봤습니다.
전화와 문자: 폰의 기본적 존재 이유.
이메일: 난 지금 이메일로 보내는 뉴스레터를 쓰고 있다.
카메라/사진: 이제 와서 디지털 카메라를 따로 가지고 다니는 건? 비현실적.
네비게이션: 자동차에 내장된 걸 사용할 수도 있지만 편이성에서 큰 차이.
음악 스트리밍: CD나 MP3로 듣는다? 상상불가능.
캘린더: 종이 다이어리로 일부 대체가능하지만 일정 알림 등은 놓칠 수 있다. 할일 관리와 연동되어 있어 더욱 그렇다.
SNS들: 대표적으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내 작업물을 알리고 네트워킹하는데 필요하다는 것 인정. 언제나 그 선이 문제로다.
모바일 뱅킹: 이젠 필수. 웹보다 월등히 편리하고, 신속한 이체가 필요할 때 이만큼 좋은 게 없음.
주소록: 전화, 문자, 이메일 등 각종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정보를 가지고 있어서 의외로 중요함
각종 생산성 관련: 할일 관리를 포함한 다양한 앱들. 취미활동의 일부이므로 인정을…
영상 스트리밍: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등. 집에서 케이블TV를 보지 않고 이 서비스들을 연결해서 보기 때문에 TV를 안 보지 않는 이상 거의 필수.
텔레그램: 가족, 지인들과는 대부분 이걸 이용해서 메시지를 주고 받는다. 문자보다 많이 씀.
카카오톡: 계륵과 같은 존재인데, 내가 여기서 먼저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주로 받는 입장이고, 텔레그램을 안 쓰는 사람에게 연락할 때는 차라리 문자를 보낸다. 카카오톡이 메시지 외의 내 다른 영역까지 자꾸 침범하려고 하는 것, 이걸 쓸 수밖에 없게 만드는 사회적 압력이 매우 불편하고 불쾌하다.
각종 쇼핑: 요즘은 네이버, 쿠팡에서 주로 물건을 산다. 특히 네이버는 매우 싫어하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포인트 적립 혜택, 많은 업체들의 입점 때문에 네이버 페이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내가 봐도 이율배반적인 행동이다. 이 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해봐야겠다.
배달 서비스: 음식을 시켜먹어야 할 때 중국음식이 아닌 걸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정리해보니 남용의 측면보다는, 기술 대기업에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이른바 ‘빅테크’라고 하는 네이버, 카카오, 쿠팡, 애플, 페이스북 등 말입니다. 특히나 요즘 이들의 경영진들에게서 터져나오는 문제들을 보면서, 대안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빅테크들이 국내, 해외 막론하고 필요악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들을 그냥 놔둬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