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는 회의와 불안, 게으름과 지독한 치통이 겹쳐서 아무것도 할 엄두가 나질 않았다. 치아들도 수십 년을 쓰고나니 유지보수 비용이 꽤 든다.
몇 년 전 치료 받았던 치과에서는, 내가 평소에 이를 세게 물고 있는 버릇이 있고 게다가 무는 힘이 강해서 치아가 잘 깨지고 금이 간다고 했다. 주말에 급히 찾아간 동네 치과에서도 같은 얘기를 한다. 이번에 속을 썩이는 이도 치료를 기다리고 있는, 실금이 있는 어금니다.
대부분이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치과 한 곳만 다니지는 않을 거다. 나도 여러 곳을 경험해봤지만 치과만큼 고르기 힘든 병원도 없다. 지인 추천으로 가도 마찬가지다. 신경 치료를 하다 말고 덮어버린 곳도 있었고, 환자 고통에는 무관심한 곳도 있었고, 너무 멀어서 가기 힘든 곳도 있었고 참 다양하다.
이번에 치료 받고 있는 치과는 가깝고 의사의 실력과 시스템은 나무랄 데 없지만, 그렇다보니 환자가 많아서 예약이 힘들다. 빨리 치료 받고 끝내고 싶은데, 예약을 일주일에 한 번 간신히 할 수 있다. 완벽한 곳은 없다고 생각할 수밖에.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약 7년 정도 한 것 같다.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타겟’을 찾고 ‘니즈’를 만족시켜서, 결국 많은 구독자를 얻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라는 걸, 최근에 지인과의 대화 중에 새삼 깨달았다. ‘기획자’라면 생각해야 할 가장 기본 요소겠지만 오히려 그게 나쁜 습관처럼 방해가 되고 있었다.
직업적으로 유튜브를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자극적인 썸네일과 카피로 유혹하는 채널들은 모두 ‘채널 추천 안함’을 누르고 있다. 또 영상 스토리에 교묘하게 광고를 끼워넣는 영상도 많아지고 있는데, 차라리 대놓고 광고를 하는 편이 덜 불쾌하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광고주는 싫어하겠지만.
아무튼 그래서 내 내적 동기, 그 동기를 따르며 쉽게 지치지 않고 만들 수 있는 영상 내용은 뭘까 생각해봤다. 결국 ‘책’과 ‘공부’를 떠나서는 생각하기 힘들었다. 공부를 잘, 열심히 하기 때문이 아니라 궁금한 것이 아직 많기 때문이다.
책, 공부, 지식을 주제로 한 영상과 채널은 이미 넘치도록 많지만 그런 것도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난 그냥 지금 ‘우리’가 관심 있는 책, 지식 도구, 지식 동향 등이 뭔지 영상으로 기록하고 싶다. ‘우리’의 범위를 머리 속에 어떻게 떠올릴 것인가도 해결되지 않았지만 일단은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겠다.
사람들 눈에 보이는 내 모습도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그냥 평소의 자연스런 모습 말고는 가능하지가 않다. 화려한 편집도, 영상 효과도, 재치 있는 자막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중년 남성의 이런 영상에 누가 관심 있을까라는 생각도 불가능하다.
그렇게 내 동기는, 내가 남기고 싶은 기록을 만들어서 공유하고 그걸 ‘우리’가 찾아내고 연결되어 함께 많은 대화를 하고 싶은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전체적인 글의 형식이 너무나 좋아서
형식을 빌려 다른 곳에 글을 한번 써보았습니다.
잘 읽었어요 !
오호~~ 응원합니다!!
글이 아닌 영상, 기대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