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열전사식 소형 프린터가 필요했다
문구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인지도 모르겠는데, 휴대용 소형 프린터에 대한 갈망이 있었어. 사물인터넷(IoT)이 유행하기 시작할 때(지금 찾아보니 2012년) ‘리틀 프린터’라는 제품이 나왔었지. 이거다 싶어 구매를 해서 이것저것 해봤어. IoT 컨셉에 충실한 제품이다보니 실제 원하는 것을 프린트하기에는 오히려 불편했어.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서버에 메시지를 전송하고 그걸 프린터에서 다시 수신해 출력하는 방식이다보니 프린터가 네트워크 장치로 인터넷에 항상 연결돼 있어야 했어. 이런 불편함 때문이었는지 이 제품은 실패했고 회사도 없어지며 서버도 함께 내렸어. 결과적으로, 이 프린터는 귀여운 쓰레기가 되어버렸지.
이 제품을 사랑했던 사용자들이 직접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프린터를 활용해 보려는 시도도 있었는데, 이것마저도 2019년도까지 앱이 업데이트되고 중단된 상태. 설정 방법이 복잡해서 시도 해보진 않았어. 이 프린터가 좋았던 점 중 하나는 잉크가 필요 없는 열전사 방식을 채택했다는 거야. 쉽게 말해, 영수증을 출력하는 방식인 거지.
종종 마땅한 프린터가 있나 검색을 해봤을 때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곳에서 파는 중국 제품은 좀 있는 것 같았는데 한글 지원, 안정적인 앱 업데이트 등도 따져봐야 해서 구매는 안 했어. 그런데 이번에 잡지를 보다 내가 찾던 조건과 딱 맞는 프린터를 알게 됐어. 중국에서 만든 제품이긴 한데 한국 총판 스토어가 있고, 한글화도 했고, 앱도 꾸준히 업데이트 되고 있고, 전용용지 수급도 문제 없고, 열전사 방식이라는 것.
주문을 해서 오늘 받았는데 테스트해 본 결과, 기대했던 대로야. 큰 글씨 배너나 이미지도 출력해봤는데 열전사 방식임에도 출력 품질이 괜찮아. 속도도 빠르고 말이야.
가지고 다니면서 업무에도 활용해 보려고. 이왕 일하는 거 재밌게 하면 좋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