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자료원은 국내외 영화 필름과 함께 다양한 비필름자료들을 포함하여 모든 영상자료를 수집, 복원, 보존하고, 한국영화사 연구 발간과 온라인 서비스도 맡고 있는 기관이야.
유튜브로 〈한국고전영화〉라는 채널도 운영하고 있는데, 접하기 힘든 국내 영화들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어. 제목도 처음 들어본 영화들이 대부분인데, 잡지 〈GQ〉 4월호에서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복원한 한국 고전영화 다섯 작품을 추천한 기사가 있어서 찾아봤어.
〈사방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만든 영화들이야. 잠깐 봤을 때 내 예상과는 전혀 달랐는데, 그 시대에도 저런 표현과 완성도를 담아냈구나하는 의외의 느낌이었어. 〈사방지〉는 비교적 최근 영화인데 소재가 매우 파격적이야.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혜영 배우가 주연이고, 당시 4만 여명이 관람했다고 하네.
각종 OTT에서 쏟아져 나오는 최신 영상 컨텐츠들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서 이런 고전 영화까지 볼 시간이 있을까 싶긴 하지만, 오히려 그런 ‘광풍’ 속에서 고전을 즐기고 싶을 때가 있긴 해.
고전영화를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채널이 있는데, 여긴 좀 특이해. 〈한글자막 직접제작 고전영화관〉이란 곳인데, "한글자막이 없어서 보지 못했던 고전영화들의 자막을 주인장이 직접 제작하여 업로드"한다고 해. 구독자는 많지 않은데 영상은 벌써 194개나 올라와 있어. 주인장이 굉장한 영화광이면서 뛰어난 번역 실력까지 가지고 있나봐.
한글 자막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의 관심을 받지 못한 해외 영화라는 뜻일텐데, 그래서인지 내가 들어본 제목의 영화는 거의 없어. 그래도 제목은 들어본,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가 유래한 영화 〈가스등Gaslight〉의 헐리우드 리메이크작이 아닌 1940년 원작이 있어.
1990년대에 영화 공부를 잠깐 했을 때는 〈시민 케인Citizen Kane〉 (1941), 〈시계태엽 오렌지Clockwork Orange〉 (1971) 같은 영화사의 명작들도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해외 직구로 비디오 테이프를 어렵고 비싸게 구해서 자막도 없이 보거나 했어.
영화이론 책 등에서 항상 언급되는 고전 명작들을 볼 방법이 없다는 것이 참 답답하면서 어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영화를 영화로 배운 게 아니라 글로 배운 거지. 이제 불과 이삼십 년이 지났을 뿐인데 지금은 볼 수 있는 방법이 넘쳐나도 안 보는 상황이 되었네.
이런 공간이 있었다니~~ 놀랍네~~ 유튜브 2곳 구독완료!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