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에서 ‘Electric Lady Studios’라는 독특한 플레이리스트를 추천 받았어.
‘일렉트릭 레이디 스튜디오’는 미국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라는 곳에 있는 녹음 스튜디오인데, 전설적인 록 뮤지션인 지미 헨드릭스가 의뢰해서 만든 곳이라고 해. 1970년에 완성되었는데 안타깝게도, 그렇게 공을 들여 만들었음에도 지미 헨드릭스 본인은 사망하기 전까지 고작 10주만 녹음에 이용했어.
그 이후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역시 전설적인 뮤지션들 — 레드 제플린, 스티비 원더, 롤링 스톤즈, 데이비드 보위, 패티 스미스, 산타나, AC/DC, 클래시 등이 작업을 해서 큰 명성을 얻게 돼. 플레이리스트에 올라온 뮤지션들을 보면 알 수 있지. 헨드릭스의 유산이 동료, 후배 뮤지션들에게 축복을 내려주는 모습 같이 느껴졌어.
그러나 이 스튜디오가 계속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었고, 재정적 위기를 겪으며 2010년에 새로운 투자자를 만나기 전까지 침체기를 겪게 돼. 음악 역사에 남을 뮤지션들이 명앨범들을 녹음한 곳인데도 그런 위기를 겪은 이유가 있겠지. 새로운 음악 제작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거나 하지 않았을까 추측만 해봐. 그래서 새로운 투자자들은 스튜디오를 개조, 확장하고 믹싱 스튜디오 등을 추가했다고 해.
그렇게 변화하자 또다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시작하며 카니예 웨스트, 아델, 다프트 펑크(!), U2, 벡 등이 이곳에서 작업을 했어. 스포티파이는 ‘Spotify Singles’ 제작을 위해서 아예 녹음실 하나를 전용으로 빌려서 사용하고 있다고 해. “Live At Electric Lady'“도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라고 하네.
자료를 찾으며 가장 반가웠던 뮤지션은 바로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였어. 영화 〈서스페리아Suspirium〉의 음악을 톰 요크가 담당했었는데, 그 중 몇 곡과 라디오 헤드의 곡을 일렉트릭 레이디에서 라이브 세션으로 진행한 영상이 유튜브에 있어.
‘Bloom’, ‘Suspirium’, ‘Unmade’, ‘Open Again’ 등이 있는데, 다른 건 몰라도 ‘Open Again’은 꼭 들어보길 추천합니다.🙏
티비에서 본 녹음 스튜디오들은 대부분 녹음 장비들로 꽉 차 있고 다 비슷비슷하게 만들어져 있었던 것 같아. 그렇다면, 일렉트릭 레이디 같이 레전드들의 자취와 유산이 남아있는, 게다가 내부 디자인마저도 멋진 이런 곳에서 작업을 하는 뮤지션은 어떤 감정을 갖게 될까 궁금해.
이런 공간은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겠지만, 뮤지션을 둘러싼 환경이 미치는 정서적 영향도 중요하지 않을까하는 문외한으로서의 상상을 해봤어. 내 작업 환경도 이렇게 멋지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잠깐.
봄꽃들이 만개했던데, 여유 있는 주말 보내시길 바람.🌸🌼😌
고맙네! 잘 읽고 잘 들었네! 청소년들이 일렉트릭기타를 동경하던 그 시절에 우리가 청소년이었네! 그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