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8호에서 팝 음악 전문 유튜브 채널 〈우키팝〉을 소개했었지. 그곳에서 미국 컨트리 가수 모건 월렌Morgan Wallen을 둘러싸고 일어난 현상을 정리한 걸 봤는데, 흥미로운 점들이 많더라.
‘컨트리’라 하면, 다양한 음악을 듣는다고 생각하는 나조차도 전혀 찾아듣지 않는 장르이지. 떠오르는 뮤지션이라면 돌리 파튼이나 윌리 넬슨 같은 오래 전 사람들밖에 없고, 내게는 우리나라의 ‘트로트’ 같은 느낌이랄까. 미국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장르라고 하는데, 이 부분도 한국과 비슷한 것 같군.
이 영상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날 것”의 재능 있는 뮤지션이 양극화된 미국 정치 현실 속에서 양 진영으로부터 어떻게 비난 받고 어떻게 지지 받았는가였어. 그리고 그걸 어떻게 이용하는지도.
모건 월렌은 본인의 실수로 캔슬 컬처의 대상이 되어 위기를 겪었다가 진정성 있는 사과로 위기를 벗어나는 것을 반복해. 그러나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계속 자신을 지지하는 ‘미국 남부 내륙 레드넥 강경 우파’ 팬들을 기반으로, 더 이상 사과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있어. (그의 팬들이 모두 ‘강경 우파’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영상에서는 그렇게 볼 근거들이 많네. 그러나 이건 그냥 잠정적인 결론.)
정치와는 전혀 상관 없을 것 같은 뮤지션이 미국 정치 지형 속에 놓이는 과정이 극적이기도 하고, 한국의 정치 상황도 떠올리게 했어. 영상에 나오는 또 다른 재밌는 포인트가, 카 레이싱 경기의 관중들이 외치는 “F**ck Joe Biden”을 기자가 “Let’s go Branden”으로 잘못 듣고 방송을 해서 이후 “Let’s go Branden”이 바이든을 놀리는 밈이 됐다는 사실. 한국의 ‘바이든, 날리고’ 논란 생각나지 않아? 이젠 생각하는 대로 보는 게 아니라 생각하는 대로 듣게 되는 건가?
‘Last Night’이 최근에 가장 히트한 곡이라고 하는데, 역시 내 취향은 아니네.
ㅋㅋ 웃기네^^ 내 생각대로 들리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