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 카테고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이템 중 하나가 스티커잖아?
각종 형태, 디자인, 용도는 말할 것도 없고, 스티커를 만들어 파는 곳도 상상 이상으로 많더라고. 인스타그램만 좀 찾아봐도 알겠어.
대형문구점에서 판매하는 대량제작 스티커들도 참 많지만, 집 근처에 있어서 가봤던, 스티커에 대한 편견을 깨 준 서울스티커샵, 내가 본 스티커 중 가장 독창적이며 재기 넘치는 암욜스 같은 스티커도 있고. ‘스티커 씬scene’의 다양성이란!
암욜스 스티커는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금방 품절되기도 해. 서울스티커샵에서 판매하는,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나 디자이너가 만든 고급스러운(가격도!) 스티커와는 달리 밈meme을 재치있게 활용해서 인기가 많은가 봐. 사람들의 취향들이 다양해서 좋아.
요즘은 이미지를 올리면 뚝딱 스티커로 만들어서 보내주는 마플샵 같은 곳도 있어서, 나도 외계인 이모지로 동그란 스티커를 만들었었지. 나만의 스티커를 만들기 좋은 세상이 되었어.
얼마 전 회사에서 햄버거로 점심을 먹고 싶어서 근처 맛집을 찾았는데, 그 음식점도 홍보용 스티커를 카운터 앞에 놔뒀더라고. 그래서 가져가도 되냐고 물어보고 낼름 집어왔지. 인테리어 디테일이 심상치 않더라니 디자인도 재밌어. 가게 이름인 ‘넌덕’ 자모를 풀어 써놔서 처음엔 카타카나인 줄 알았다니까.
얼마 후에는 레트로한 가게 모습에 이끌려 햄버거집 옆에 있는 카페에 들어갔는데, 그곳도 이렇게 스티커를 이것저것 만들어놨더라. 여긴 타이포그래피로 승부를 보려나 봐. 넌덕과 비교해보면, 캐릭터가 있고 없음에 따라 느낌이 참 달라.
뭐 이뿐만 아니라 물건을 사도 스티커가 껴오는 경우도 많고, 좀 잘 나가는 브랜드의 스티커는 구하기도 힘들고 그렇지.
스티커란 뭘까?
수집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예쁘거나 귀엽거나 독특하거나 아름다운 이미지를 소유할 수 있고, 그걸로 뭔가를 꾸미고 장식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데서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
무료로 배포하는 곳은 홍보가 우선 목적일 테고, 고객과 함께 즐긴다는 의도도 있을 것 같고, 자기 스티커를 누군가 붙이고 다니면 그것대로 뿌듯할 것 같고.
만화, 캐릭터, 일러스트, 시각디자인 등의 일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작업물을 알리는 대중적인 수단으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고.
만약 스티커 씬이 그런 식으로 확장될 수 있다면 그런 유료/무료 스티커들이 모였다가 원하는 사람들에게 판매되는/증정되는 (유통?) 플랫폼 같은 역할을 하는 곳도 있으면 재밌을 것 같고.
그러면, 스티커가 일종의 상품이자 작품이자 홍보물이자 메시지이자 수집물로서의 매체로 인정 받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