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계를 만들고 싶어.’
이 말의 크레딧은 아내에게 있는데, 본인은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만드는 글’을 쓰고 싶다고 한 적이 있었어. 그 말이 내 무의식 속에 머물러 있었나 봐.
그것이 픽션의 세계이든, 물리적인 세계와 결합하든 그 위에 덧씌우든, 이론의 세계이든, 내 생활 속이든 — 매혹적인 세계를 만들고 싶어.
그 동안 너무 많은 세계들을 기웃거린 것 같기도 해. 문턱을 넘었다가 되돌아 온 적도 있고, 근처에서만 어슬렁거린 적도 있고. 내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그저 흥미로운, 흥분되는, 모험이 있는, 창의적인, 상투적이지 않은, 유일한 뭔가만을 단서로 좇아왔지.
공부를 하고 블로그를 쓰고 뉴스레터를 쓰고 커뮤니티를 만들고 잡지를 만들고 싶어하고, 이 욕구들의 공통점은 내 세계를 만들고 싶었다는 것으로 요약되네.
이야기, 사상, 세계관 등도 자신의 세계를 만들려는 것 아닐까. 이른바 스토리텔링 또는 서사라는 것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는 자신의 세계 — 그것이 작은 마을이든 전지구적 규모든 — 가 있어야 만들 수 있겠지. 각자의 세계들이 접촉할 때 새로운 세계가 태어날 거야. 자신의 세계가 빈약한 이들의 서사는 흥미롭지도 않고 더 위대한 세계에 덮혀버리겠지.
이제 내 세계를 만들어야겠어.
역시 멋진 말을 했었구먼.
앗! 근사한 걸! (독재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