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 내 감정을 동요하게 만든 것들이 (다행히) 있었어. 살아있네.
〈나의 해방일지〉
얼마 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수다를 떨었는데, 드라마 얘기를 다 했네(나이 덕인가 나이 탓인가). 〈나의 해방일지〉라는 드라마가, 〈나의 아저씨〉 박해영 작가가 쓴 작품인데 그렇게 좋다며. 〈또 오해영〉도 썼네. 유튜브에서 리뷰 영상을 우연히 봤는데, 아 이건 봐야겠다 싶더라고. 그래서 오늘 방영한 5화까지 모두 봤어. 16부작인 것 같네.
복합적인 캐릭터와 감정의 드라마더군. 스테레오타입은 이제 먹히지 않지. 조연, 단역 캐릭터도 대충 만들지 않고, 캐스팅도 공들여서 한 것 같아. 그래서인지 씬스틸러들이 많네. 연기들을 어쩜 하나같이 다 잘 하는지. 완결되면 찬찬히 뜯어서 두 번 보고 싶은 드라마.
선우정아, ‘도망가자’
제2의 이소라 ‘바람이 분다’ 같은 노래야.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면, 위로와 힘을 얻었다는 사람이 많아. 노래 한 곡에 이야기와 카타르시스까지 담기 쉽지 않을텐데, 영화를 보는 것처럼 이미지들이 그려진다고 할까. 남자 키로 한 번 따라 불러보고 싶다.
재영 책수선
이건 뭐 감정을 흔든 건 아니고, 호기심 때문에.
‘재영 책수선’이란 책 수선가가 있다고 해. 기사를 보고 더 검색해보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네. 작년에는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이라는 책도 냈어. 흔치 않은 직업이다보니 관심을 많이 받나봐. 항상 의아하게 느껴지는 것은, 책은 적게 팔리고 독서량이 줄어든다는 기사는 해마다 보는데, 책과 관련된 컨텐츠는 계속 많이 생산되고 많이 소비되는 것 같은 불균형은 무엇일까?
수리, 수선까지 할 정도로 오래되거나 망가진 책은 아직 나한테는 없는데, 나중에라도 찾을 일이 있을까 싶긴 해. 내가 책을 소중히 여기긴 하지만 수집을 하는 장서가는 아니어서, 읽을 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