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당신의 정신도 위생적이었으면 해
난 이십 대부터 삶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괴롭고 힘든 거라고 생각했어. 물론 즐거운 순간들도 있었지만, 잠시 뒤에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기어나왔어. 내가 원하는 것은 사람들과 즐겁게 어울리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홀로 외롭게 추구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질 못했어. 성격 탓도 있겠지만 일부러 아웃사이더가 되길 원했고, 그게 맞는 길로 생각됐고, 평범하지 않은, 남과는 다른 나를 만든다고 생각했지. 사춘기 때 2차 성징은 있었으나 정신적인 면에는 변화가 없었다고 기억하는데, 그래서 중2병이 대학 때 왔나 봐.
이걸 내 정체성으로 선택한 이후부터 더 힘들었던 것 같아. 남들이 다 하는 것은 절대 하지 않고(그러나 연애와 결혼은 했다), 대중적인 취향은 기겁을 하고 피했어. 그러니 사람도 가리게 되고, 인간관계도 매우 좁았지. 지금도 자주 만나는 사람들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야. 그 사람들이 관대해서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나이를 먹어가며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라는 질문은 누구나 수도 없이 할 거야. 나도 아이들이 생기면서 더 행복하게 살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 정신적으로 안정됐으면 좋겠고, 폭넓은 인간관계를 바라진 않지만 그래도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원만하게 지내고 싶고, 좋은 사람들과는 시간 가는줄 모르고 대화를 나누고 싶어졌어.
'정신위생'(精神衛生, mental hygiene)이란 말 알아? 교육심리학용어사전에는 이렇게 나와있어.
정신의학을 기초로 위생학적 지식이나 기술을 적용하는 것을 의미하며, 정신건강을 도모하고 정신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원리나 지식을 말한다. 정신건강을 증진하거나 정신질환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건을 구비하거나 활동을 수행하는 위생학의 한 분과이다. 정신건강과 혼용되고 있으나 정신건강을 위한 실천적 수단이 정신위생이라는 점에 차이가 있다.
신체건강을 위해 위생을 챙기듯이 정신건강을 위해 정신위생을 챙기는 거지. 이전에도 언급했던 〈정신의학신문〉을 챙겨보고 있어. 특히 "조장원의 '직장 남녀를 위한 오피스 119'" 연재를 잘 보고 있어. 회사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니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있고 스트레스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상대방 그리고 나의 심리가 움직이는 원리를 알면 문제에 매몰되지 않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그래서 관련된 책들도 찾아서 읽으려고 노력해.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등이 도움이 많이 됐어.
요즘은 🥳행복한 순간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기억하려고 해. 시간을 견뎌내진 못하겠지만 그 순간들이 쌓여 나와 우리의 삶이 되고 있으니까. 지금보다 더 완벽한 순간을 만들어 가져야 한다는 강박, 불안과도 서서히 🙋🏻작별하고 있고.
금요일이네. 수고들 많이 하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