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를 죽여라: 온라인 극우주의, 혐오와 조롱으로 결집하는 정치 감수성의 탄생》, 앤절라 네이글(지음), 김내훈(옮김), 오월의 봄, 2022. (pp.80~107) 🔖43% 읽음(↑11%p)
1968년 이전부터 우파는 ‘보통 사람’들이 보수적 기질을 타고난다고 보았는데, 이러한 시각은 현대 기득권 보수주의자들의 ‘침묵하는 다수’라는 레토릭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1968년 파리의 급진적 변화와 신좌파의 등장으로 사기가 저하된 우파가 다시 정치적 변동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문화 전반이 재편되어야 했다. 이에 따라 우파는 [지배 이데올로기와 문화적 가치 체계를 해체하고 전복하는 데 집중하는] ‘메타정치학’을 추구하게 되었고, 이는 우파 진지 내부에서의 전통적 활동과 정당 정치를 거부하는 것으로도 이어졌다.
현재, 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제도권 정치가 아니라 알트라이트다. 알트라이트는 대안우파와 주류 트럼프주의자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한 청년 집단이다. 온라인 우파의 전술은 디지털 시대에 최적화되어 있다. … 그들이 제도권 정치가 아니라 미디어와 문화를 통해 담론의 창overton window을 [오른쪽으로] 이동시키는 데 목적을 둔 운동으로 거둔 전략적 성취를 묘사하는 데 그람시적이라는 말보다 적합한 말은 없어 보인다.
먼저, 혁명적 사회주의 좌파의 기획들이 왜 계속해서 실패하고 인기를 끌지 못하는지를 좌파의 관점으로 설명하고자 시도한 현대의 학술적·논쟁적 저술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생각해보자. 문화산업, 미디어 헤게모니, 담론, 서사, 규범과 권력을 다룬 사상과 학파들은 모두 암시적이든 명시적이든 이 문제를 핵심에 두고 있다.
다분히 이질적이었던 소셜미디어의 젊은 우파 셀럽들은 주류 미디어와 정치적 반대파에 대한 순도 100퍼센트의 증오 아래 결집했지만 트럼프의 당선으로 그들이 주류로 떠오르자 즉각적으로 분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물론 역사적으로 이러한 현상은 주변부적 정치 운동이 갑자기 대중적 성공을 거뒀을 때 거의 항상 나타났던 익숙한 현상이기도 하다.
한 가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그들이 전통적 미디어나 기득권 정치단체, 또는 기타 제도적인 지원이 전혀 없이 사실상 그들만의 온라인 독점적 대안 미디어를 통해 그들의 사상을 퍼뜨림으로써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온라인 문화전쟁을 보건대 촘스키의 여론조작 모델에서 그람시의 헤게모니·반헤게모니 이론까지를 망라하는 좌파 사상에 가장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그것을 전략적으로 구사하는 진영은 우파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