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서비스 디자인》, 루 다운(지음), 윤효원(옮김), 유엑스리뷰, 2021.
오늘 다 통독을 하려다가 빠르게 지나칠 수 없는 내용들이 계속 나와서 결국 못 했네. ‘15가지 법칙’이 시작되기 전까지 읽었는데, 여기까지만 보더라도 《좋은 서비스 디자인》은 서비스 기획자들이 한 번 이상은 봐야할 책 같아. 우리 문화에서는 ‘디자인’하면 보통 그래픽 디자인 같은 시각 디자인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는 ’설계’를 의미해. 그리고 ‘서비스 디자인’은 서비스 설계에 대한 학문이자 이론을 다루는 분야이고.
서비스 디자인이 사용자 경험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용자 경험이나 고객 경험 설계 또는 디지털 서비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야. 이 책의 한국어판 부제가 “끌리는 디지털 경험을 만드는 15가지 법칙”인데 이건 마케팅을 위한 의도로 보여. 영어판 제목은 《Good Services》이고, 부제는 “How to design services that work”이니까 말이야. 다만 지금은 디지털 서비스의 시대이다보니 그에 대한 내용이 많을 수밖에 없겠지.
책에서는 ‘서비스’에 대한 정의를 매우 도전적인 과제로 보고 있는데, 서비스는 “누군가가 무언가를 하도록 돕는 어떤 것”이고, “사용자에게 서비스란 누가 제공하는지와 관계 없이 최종 목표를 향한 연속적인 하나의 행동 과정일 뿐”이야. 그리고 “사용자만이 서비스가 무엇인지 결정할 수 있”어.
‘좋은 서비스’는 이런 거야.
서비스 사용자에게 이로운 것: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적합한 방식으로 제공한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에 이로운 것: 수익성이 있는 동시에 운영하기 쉽다.
사회 전체에 이로운 것: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파괴하거나 사회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렇다면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질문에 ‘상황에 따라 다르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상황 하나하나에 좌우될 만큼 모든 서비스가 독립적이고 특별하다는 가정은 잘못되었다. … 여느 디자인 형태와 달리 좋은 서비스를 만든다는 것은 개인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서비스는 그저 기능하거나 기능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이다. … 모든 서비스에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이 있다.
(pp.41~43)
그리고 그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을 15가지 법칙으로 설명하고 있어.
찾기 쉽다.
목적을 분명하게 설명한다.
사용자의 기대치를 설정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얻도록 만든다.
친숙한 방식으로 기능한다.
사전 지식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다.
조직의 구조와 무관하다.
최소한의 단계만 필요로 한다.
전체적으로 일관성 있다.
막힘이 없다.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와 직원이 올바른 행동을 하도록 장려한다.
변화에 빠르게 대응한다.
결정의 이유를 명확히 설명한다.
도움을 받는 것이 쉽다.
법칙만 보면 굉장히 단순하고 당연한 말처럼 들리지만 서비스를 만들어 본 사람들은 저것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충분히 알고 있을 거야.
내일 회사에 가서 저 법칙들을 크게 출력해서 잘 보이는 데다 붙여 놔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