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시간에 자료를 정리하고 글을 쓰다보면 마감효과를 얻기도 하지만 균형을 찾는 것이 어려운데, 다른 주제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면 결과적으로 문구 쪽에는 부족한 경우가 있어. 이번 주는 새로 써 본 문구도 없고, 모은 자료도 별로 없네. 그렇다고 필요하지도 않은 문구를 사서 억지로 컨텐츠를 만드는 건 내 방식이 아니니까. (😠우리 구독자들도 그런 건 원하지 않아! 그렇지만 연휴가 끝나면 처음 써보는 브랜드의, 기대하고 있는 만년필이 올 예정…🥳) 그래도 할 얘기가 아주 없는 건 아니니까 한 번 풀어볼게.
예전에 알게 된, 만년필 전문가가 쓰고 있는 ‘김덕래의 만년필 이야기’라는 연재 칼럼이 있어. 검색을 해보니 펜샵코리아에서 ‘펜닥터’로 일하고 계신 분이라고 하는데, 글을 읽어보면 만년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필력을 알 수 있지. 블로그도 있는데 자주 업데이트는 안 되지만 만년필 애호가들이 즐길만한 글이 많아. 이런 글은 오로라 만년필을 좋아하는 내 마음을 잘 대변해 주고 있어. 부작용이라면 이 만년필도 써보고 싶고 저 만년필도 써보고 싶어진다는 것. 오노토(Onoto)라는 영국 만년필 브랜드는, 종종 방문하는 펜샵에서 공식수입하고 있어서 존재는 알았는데 이 글을 보고 더 관심이 생기게 됐네. 그래서…🥳
만년필의 세계는 대부분 해외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국내 잉크 브랜드가 계속 나오고 있어. 마케팅에 힘쓰기도 했겠지만 해외 만년필/잉크 전문 블로그나 관련 매체에서, 문학을 테마로 한 국내 문구 브랜드인 ‘글입다’(Wearingeul) 잉크에 대한 리뷰, 호평 등이 많네. 한 리뷰을 보면 나름대로 정해진 시스템과 절차를 가지고 평가 — 정말 왜 이렇게까지? 싶을 정도로 철저하게 — 하고 있는데, 결과가 나쁘지 않아. 이런 리뷰들에서 한글, 그것도 한국문학에 등장하는 이름들을 발견하는 건 의외의 재미가 있네. 나도 몇 개 구입했는데 아직 개시는 안 했어. 가격대가 높은 편인데 30ml에 18,000원이니까 같은 용량의 디아민 잉크보다 세 배 가격. 나중에 쓸 때 아껴 써야겠어.
문구 평가 시스템하면 JetPens를 빼놓을 수가 없지. 지난 주에 ’2022년 최고의 펜 41개’를 링크 했었는데, 이번에는 ‘플래너(다이어리)들에 최고로 잘 맞는 젤펜’을 선정했더라. 특정 플래너가 아니라 “플래너들”임에 더 놀라게 되는데, 모두 6개의 다이어리 각각에, 25개의 젤펜을 써서, 여섯 가지의 기준을 가지고 평가했어. 이 정도면 문구샵이 아니라 연구소 같아. (😭무서워…) 정말 이렇게까지 하면 여기서 추천하는 건 거부하기 힘들어지지. 다만 이곳은 만년필의 경우만 보면, 대부분의 브랜드가 있지만 해당 브랜드의 고급 시리즈보다는 대중성 있는 중저가 시리즈를 주로 취급하는 것 같더라고. 몽블랑 같이 고가의 브랜드는 아예 취급 안 하고 있고.
이번 주 문구 얘기는 이 정도로 할게. 이제 연휴이니 여유 있는 한 주가 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