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책상에 앉아 하루를 가만히 돌이켜 보면,
오늘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하루 같을 때가 있다.
‘오늘 가장 좋았던 하나에 대해’ 쓰기로 한 나는 당황스럽다.
회사에서 오늘 가장 좋은 일이 생길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ㄹ, ㅂ, ㅎ 쓰기를 배운 날이지만 만족스럽지 않다.
억지로 쓰고 싶진 않지만, 매일 뉴스레터를 쓰며 많이 변했다.
가장 큰 것은, 그냥 하면 된다는 걸 알게 된 것.
오래 생각하지 말고, 매일 펜을 들거나 키보드 위에 손을 얹고 움직이기.
일단 그게 습관이 되면 뭐라도 떠오르고 뭐라도 하게 된다는 걸 알게 됐다.
이제서야 몸으로 알게 된 게 아쉽기도 하고 다행이기도 하다.
참 말 안 듣고 늦게 깨닫는 학생.
이게 회사에서도 통하는데 대부분의 일이
걱정 많은 내 예상보다 어렵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기본적인 예의만 갖춘다면 상사, 동료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된다.
화를 내도 할 수 없고, 좋아해도 할 수 없다.
만년필로 글씨를 쓸 때마다 느끼는 건,
손에 힘을 빼고 썼을 때 가장 맘에 드는 글씨체가 나온다는 것.
키보드는 세게 치건 살살 치건 같은 글자가 나오지만 말이다.
그래서 힘 빼는 건 0과 1의 세계 밖에서
내 몸을 움직여 배울 수밖에 없다는 당연한 결론을 내린다.
좋은 말씀이시네! 나도 조직에서 너무 잘하려고 너무 애썼던 것 같어. 할 말 하면서 살 걸 그랬다는 생각을 조직을 떠나서야 하게 된 것이 일생의 큰 아쉬움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