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 P.A.R.A. 디지털 정보 관리 방법론
오늘은 디지털 정보 관리 방법론 하나 소개하려고 해. P.A.R.A. (또는 PARA)라는 것인데 Projects, Areas, Resources, Archives의 각 앞 글자를 딴 거야. 이 방법론은 Forte Labs를 운영하고 있는 Tiago Forte가 정리한 거야.
핵심만 설명하면, 모든 디지털 정보를 이 네 가지를 기준으로 정리하는 거야.
Project(이하 ‘프로젝트’): 종료일이 있는, 묵표와 연결되어 있는 일련의 일(task)들. (예: 모형 완성하기, 프로젝트 계획 세우기, 사업 개발 캠페인 실행하기, 블로그 글 쓰기, 제품 요건 완성하기, 컨퍼런스 참석하기 등)
Area of responsibility(이하 ‘영역’): 반복적으로 유지되어야 하는 기준이 있는 활동 영역. (예: 건강, 재정, 전문성 계발, 여행, 취미, 친구, 아파트, 자동차, 생산성, 제품 개발, 글쓰기 등)
Resource(이하 ‘리소스’): 지속적으로 흥미를 갖고 있는 주제나 테마. (예: 습관 만들기, 프로젝트 관리, 트랜스휴머니즘, 커피, 음악, 정원 가꾸기, 온라인 마케팅, SEO, 인테리어 디자인, 건축, 노트작성법 등)
Archive(이하 ‘아카이브’): 다른 세 카테고리에서 비활성화된 아이템들. (예: 완료되거나 비활성화된 프로젝트들, 그만 유지하기로 한 area들, 더 이상 관심 없는 resource들)
할일 관리 앱 Things를 사용해 본 분들은 ‘영역’이라는 개념에 익숙할 거야. 여기서도 프로젝트의 상위 개념으로 영역을 사용하고 있어. 아래 그림을 보면 이해가 될 거야.
좀 더 상세한 내용은 링크한 글들에 잘 설명되어 있어. 사실 전혀 새로운 방법론이라기보다는 다양한 생산성 기법들의 장점을 취해서 이해하고 사용하기 쉽게 정리했다고 볼 수 있어.
내가 특히 인상 깊게 본 건,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각종 생산성 도구(할일 관리, 문서 작성, 파일 보관 등)에 이 네 개 카테고리를 일관성 있게 적용해서 운영하는 부분이었어. 디지털 정보 관리는 잠시만 한눈을 팔면 엉망이 되어버리지. 여러 도구를 쓰는 사람들은 그만큼 더 수고가 필요하고.
강박적으로 모든 주제를 계층구조로 정확한 디렉토리에 넣어서 관리하는 방식은 여러 번 시도해 봤지만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어. 경계에 있거나 여러 영역에 속한 정보들이 많은 요즘에는 분류 자체가 힘들고, 나중에 다시 찾을 때도 별로 효과적이지 않더라. 오히려 ‘태그’를 붙여놓는 방식이 더 쓸모 있고, 젊은 층은 디렉토리라는 개념 자체를 생소해한다고 하더라.
난 이 방법론을 접한 후에 카테고리들을 만들어서 일단 드롭박스와 Roam을 정리했어. 그런데 가장 애매했던 것 중 하나는 프로젝트들을 영역 아래로 정리해야 하는 거 아닌가였는데, Tiago Forte는 단계를 최대한 줄여 바로 접근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도 최상위로 위치시켰다고 해. 다른 하나는, 영역과 리소스 개념이 자꾸 헷갈렸다는 거야. 그건 확실히 정리해 두자면, 영역은 자기가 책임지고 있는 것(그래서 ‘Area of responsibility’)이고, 리소스는 쉽게 말해 ‘취미’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돼. 물론 취미 외에 직업과 어떻게든 연결은 될 수 있지만 가정, 직장 같은 곳에서 책임까지 있는 것들은 아니라는 거지.
나도 할일 관리 앱들을 쓰고는 있지만 이 방법론을 보고, 그 동안 참 개념 없이 쓰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 막연히 해야하는 일이라고만 생각하고, 종료일은 정하지도 않아서 언제 할지 기약도 없는 상태로 남아 있는 것들이 많았지. 폐부를 찌르는 말이 있었는데,
특정 프로젝트에 해당되는 목표가 없으면 그건 그냥 ‘취미’다. … 그리고 해당되는 프로젝트가 없는 목표는 그냥 ‘꿈’이다.
나는 반성했다.
지속적으로 쓰면서 정말 효과가 있는지는 나중에 알려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