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호에서 언급했던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구요: 플라스틱부터 음식물까지 한국형 분리배출 안내서》를 읽었어. 배달음식도 자주 먹고 택배도 많이 받다보니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마음이 무거운데, 버리는 거라도 제대로 버리자는 생각으로 말이야.
부제에 “한국형 분리배출 안내서”라고 되어 있는데, 역시 생활 속에서 고민했던 애매한 부분들을 문답식으로 잘 다루고 있어. 세부적인 내용은 많이 있지만 일단 책에서 요약해 놓은 핵심적인 것 하나를 소개하면,
플라스틱인 척하는 쓰레기(재활용 불가능하므로 종량제봉투에 버려야 합니다)
부피가 작은 것들
실리콘 제품
고무장갑 | 고무줄 | 고무 대야
장난감류
멜라민 수지 제품
안경집
휴대폰 케이스
캡슐 약 | 약·껌 포장재
카세트 테이프 | 비디오 테이프
노끈
업소용 비닐 랩
아이스 팩 | 보온·보냉 팩
요즘 냉동·냉장 배송도 많이 해서 아이스 팩이 쌓이잖아? 버릴 때 고민이 많았는데 그것도 딱 정리해주네. 그런데 배신감을 느꼈던 것은 판매업체들이 ‘환경을 생각한다’며 사용했던 종이 아이스 팩이 눈속임이었다네. 물이 새지 않게 하려면 종이에 코팅을 해야하고, 그러면 재활용은 안 된다는 거지. 녹여서 물 버리고는 안심하고 종이류 재활용통에 넣었던 것이 분하다.
아이스 팩은 통째로 종량제봉투에 버리거나, 내용물만 종량제봉투로 비닐은 비닐류로 배출하세요. 지자체나 환경단체 혹은 지역 커뮤니티에서 하는 재사용 프로그램이 있다면 적절히 이용하는 방법이 우선이고요.
둘째는 내용물을 물로 채운 경우인데, 팩을 뜯어 물은 버리고 비닐은 비닐류 수거함에 넣습니다. ‘친환경’을 표방한 종이 아이스 팩도 있는데 눈속임입니다. 코팅지로 만들어져서 재활용되지 않거든요. 종이류로 배출하지 말고 종량제봉투에 버려야 합니다.
— '24. 아이스 팩은 어떻게 버려야 하나요?' 중
사실 재활용 기준의 세세한 항목을 소비자들이 모두 숙지하고 그대로 실천하라고 강요하면서 죄책감을 갖게 하면 지레 겁먹고 포기하기 쉽지. 그래서 욕심 내지 말고 천천히 상식으로 만들어가면서 확산시키는 게 좋다고 생각해. 저자도 책을 마무리하며 다음과 같이 말해.
소비자가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수칙은, 내용물은 비우고 오염물질은 씻고 이물질을 잘 떼고 버리는 겁니다.
특히 잘 씻어서 버려야 한다는 건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네요. 기본은 꼭 지켜주세요. 다만, 맹목적인 분리배출 강박증은 재활용에 오히려 독이 됩니다. 분리배출을 무조건 많이 한다고 좋은 게 아니에요. 재활용되는 품목만 정확히 하는 게 중요하죠.
‘생태전환 매거진 〈바람과 물〉 2호: 무해한 버림’에 이 책 저자인 홍수열 소장의 글도 실렸는데, 거기서 ‘내 손안의 분리배출’ 앱을 소개했어. 필요할 때 종류별, 재질별 분리배출 방법을 찾아볼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아. 안드로이드, 아이폰(iOS) 모두 지원하니까 관심이 있는 분은 아래 QR를 통해서 다운로드 받으면 돼.
마침 어제 카페에서 일하는 중에 다른 알바생이 플라스틱 빨대는 재활용이 아니라고 알려주더라구요. 이제껏 제가 버린 빨대를 생각하면…🤦♂️
그런데 아이스팩도 일반쓰레기였다니…